4단계 금리자유화조치 및 금융채 발행 허용으로 시중자금구조에 일대
지각변동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1금융권과 2금융권간의 자금이동은 물론 같은 금융기관내 금융상품간의
자금이동도 한바탕 "헤쳐모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후발은행들에서 조만간 등장할 MMDA(수시입출금식예금)는 투신 종금사
는 말할 것도 없고 선발은행들마저 긴장시키고 있다.

이 상품은 요구불예금의 수시입출금식 결제기능에다 저축성예금의 고금리를
결합시킨 것.

하나 보람 등 후발은행들은 현재 이 상품의 금리를 약8%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상품은 수시입출금기능을 갖춘 종금사의 CMA(어음관리계좌)에 비해 금리
(CMA는 연12% 수준)가 낮지만 거래의 편의성이나 최소예치금액 제한(CMA는
4백만원) 측면에서 유리함을 안고 있다.

또 결제기능을 갖고있다는 점에서 투신사의 MMF를 선호하는 자금도 상당부분
흡수할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은행들은 특히 은행업무의 포괄성을 활용한 다양한 부대서비스를 결합시켜
상품가치를 최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은행들이 금융채를 발행할수 있게 된 것은 장기자금의 이동을 촉발할 전망
이다.

일반인에 대한 채권매매 중개는 그동안 증권사의 전유물이다시피 했으나
앞으로는 모든 은행에서 자기발행 금융채를 팔수 있게 돼 거액전주들의
장기성 자금을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3년짜리 무보증채 시장이 대폭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은행 상품간의 자금시프트도 예사롭지 않게 일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만기와 최저가입금액이 자유화된 CD(양도성예금증서)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

만약 은행들이 자유화된대로 CD의 만기와 가입금액을 풀어버린다면 CD의
상품경쟁력은 정기예금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를 얼마로 할 것이냐가 관건.

금리까지 정기예금(1년짜리 기준 현재 연9.0%~연12.0%) 수준으로 올릴 경우
정기예금 시장은 왜소화될게 뻔하다.

왜냐하면 CD는 정기예금보다 훨씬 유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정기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면 6개월미만의 경우 고작 연2.0%밖에
받지 못하지만 CD는 시장에 내다팔수 있기 때문에 연10%수준의 금리를 받을수
있는 장점이 있다.

CD와 비슷한 단기시장성상품이면서 이번에 만기와 최저가입금액이 자유화된
표지어음 거액 RP도 정기예금엔 버거운 상대다.

물론 은행입장에선 그만큼 금리부담을 안게되는 셈이지만 일부 은행들이
외형위주의 수신전략을 계속 고집한다고 가정할 때 정기예금에서의 자금
이탈은 예상외로 커질수 있을 것이란 관측들이다.

이와함께 저축성예금 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을 방침인 선발은행들에선
저축예금과 보통예금의 자금이 빠져나와 MMDA나 고금리 저축성예금의 규모를
부풀릴 수도 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