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세수결함과 지난해 찾아온 30년만의 대풍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추곡수매가의 동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예상하지 못했던 대풍으로 당초 올해
예산편성과정에서 계획했던 만큼의 정부미 방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6천억원에 가까운 양곡판매수입 결함이 발생, 농림부가
추곡수매 지원금을 내년 예산에 5천9백84억원 책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농림부는 당초 올해 5백64만섬의 정부미를 방출해 1조9백80억원의 판매
수입을 올리기로 했으나 지난해 풍작으로 올해 양곡회계연도가 끝나는 오는
10월말까지의 방출수요가 2백92만섬으로 줄어들어 판매수입이 5천34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여 5천9백46억원의 판매수입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농림부는 이같은 막대한 판매수입 차질액을 축소하기 위해 올해 방출
수요량보다 70만섬이 많은 정부미를 방출해 1천5백억원 가량의 추가수입을
확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농림부는 그러나 내년에는 추곡 5백만섬을 동결된 수매가인 가마당
13만7천9백90원에 수매하는데 1조2천4백19억원, 농협이 시가로 수매하는
물량 3백50만섬에 대한수매가와의 차액 보상에 6백30억원, 조작비
1천2백19억원, 예비비 2백76억원 등 모두 1조5천7백61억원을 양곡특별회계
에서 지출하는 등 올해보다 지출규모를 6백42억원 늘릴 계획이다.

농림부는 이를 조달하기 위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쌀값 조절용 정부미
방출량을 1백만섬을 더 늘려 양곡판매수입을 모두 9천7백77억원으로 잡고
올해 판매수입에서 2천만원을 이월받을 계획이며 나머지 부족액
5천9백84억원은 일반회계에서 지원받기로 하고 이를 재경원에 요청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올해만도 3조~4조원의 세수결함이 예상되고 내년에도
세수사정이 좋을 것으로 보이지 않아 이번에 농림부가 동결된 수매가를
기준으로 요구한 금액 이상으로 일반회계에서 지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내년 추곡수매가도 동결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약정수매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96년산
추곡수매가는 4% 인상하고 97년산의 수매가는 동결했으며 동결된 가격을
기준으로 지난 4월 수매예정물량의 40%에 대해 선금을 지급하는 약정수매
대금 6천5백82억원이 지급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