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기회는 세 번 온다는 말이 있다.

세 번의 기회중 한 번만 거머쥐어도 그 사람은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
받는다.

한국미스터피자의 정우현 회장(49).

그는 두 번의 기회를 모두 성공으로 연결시킨 보기 드문 인물이다.

한 번은 섬유도매업으로, 또 한 번은 외식업으로 그랬다.

정회장은 진주고 출신으로 학창시절엔 수재소리를 들었다.

그런 그가 넥타이인생을 살지 않고 70년대 중반 동대문시장에서
양말도매업에 뛰어든 것은 순전히 아내 때문.

장인이 운영하던 양말 도매업체에서 장사의 ABC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77년에는 장인 회사를 인수하고 88년에 1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동대문의
거상"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가 외식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섬유업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80년대 초반.

당시 일본에 들렀다가 외식업이 급팽창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이거야"
라고 쾌재를 불렀다.

이때부터 이대앞 신사동등지에 커피전문점과 레스토랑을 하나 둘 내기
시작했다.

90년에 행운의 여신이 또 한번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일본의 미스터피자사가 국내 파트너로 그를 선택했던 것이다.

미스터피자는 이제 점포수 42개의 중견 외식업체로 성장했다.

자연히 브랜드인지도도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피자, 헛 먹었습니다"란 광고로 피자헛과 광고공방을
벌이면서 꽤 재미를 봤다고 한다.

정회장은 앞으로 가맹점사업을 시작, 오는 98년까지 1백50개의 점포를
새로 오픈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또 중국시장 진출까지 추진중이다.

피자헛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아직 성공을 자부하지
않는다.

그러나 세계적인 외식체인인 피자헛에 맞서 국내 업체를 대표해 선전하고
있는 그에게 "성공인"이란 호칭이 그리 과분한 것 같지는 않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