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에서 추출한 세포 및 바이러스를 이용해 각종 유용 의약품원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생물반응기가 곧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희대학교 유전공학과 정인식 교수팀은 부착성 곤충세포 및 곤충바이러스
를 효율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스플릿 흐름 공기부유식 생물반응기"를
개발, 상용화를 위한 반응기용량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이 생물반응기는 반응기 내부를 두부분으로 갈라주는 장애판이 설치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다.

즉 한쪽의 배지에 세포생장에 필요한 산소를 주입한 뒤 순환시켜 다른쪽
반응기 면에 부착해 증식하는 곤충세포가 산소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고농도로 배양되도록 했다.

이 반응기로 배양하는 곤충세포는 산소에 직접 노출되면 증식을 멈추고
죽어버리는데 장애판으로 산소를 넣어주는 부분과 세포증식 부분을
나눠줌으로써 이를 해결한 것이다.

정교수팀은 은무늬밤나방에서 추출한 "하이파이브"란 이름의 세포를
이 반응기에서 배양, 사람의 침에 포함되어 있는 인산가수분해효소를
시험생산중이다.

하이파이브는 미국 인비트로젠사의 특허세포주이다.

이 세포주는 곤충세포중 의약품생산용으로서의 활용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대량배양을 위한 생물반응기가 개발되지
않아 산업적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정교수팀은 또 설사바이러스 백신용 항원단백질 등 백신류와 항암제로
쓸 수 있는 인터루킨, 암세포 괴사인자 등의 면역조절물질, 혈액제제,
치료용효소, 펩타이드호르몬 등 예방 및 치료용 의약물질과 곤충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바이러스농약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시험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거세미나방, 파밤나방 등 다른 곤충에서 추출한 세포의 배양을
통한 유용 의약품원료 생산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다.

정교수는 "곤충에는 일반동물과 달리 암을 발현시키는 유전자가 없어
보다 안전한 의약품원료를 만들기 위한 소재로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며
"앞으로 1백l 정도로 반응기 용량을 키우는 등 실용화를 위한 기초연구를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