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께로 예정된 한국통신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담당할
대표주간사 자리를 놓고 미국 영국 등 거대증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통 DR 발행이 벌써부터 국내외 증권업계로부터 관심을 끄는 것은 정부가
하반기 세수가 부진하고 시장여건이 하락만 되면 최고 10억달러규모의 물량
을 매각할 방침이어서 총수수료 수입만 최고 3천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되기 때문이다.

29일 재정경제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사 M사 C사등 미국계 증권사들은
자사 고문으로 재직중인 전직 장.차관들로 하여금 정부 고위관계자를 만나
자사를 주간사로 선정하도록 로비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맞서 영국계 증권사도 자사 고위관계자의 잦은 방한은 물론 영국대사
까지 동원, 자국 증권사를 밀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서울지점장들도 재정경제원및 정보통신부등 관련부처를
잇달아 방문, 자사 소개에 여념이 없으며 국내 증권사도 국익 우선차원에서
내국사에 배려를 해야한다며 그룹의 힘까지 빌어 경합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한통 DR발행이 국제적인 빅딜(Big deal)로 부상되자 선정의 공정성
과 투명성을 기하기 위해 미인콘테스트(Beauty Contest) 방식으로 내달
중순까지 주간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달초까지 <>예상매각가격 <>시장조성전략 <>수수료등 경쟁적
요소를 위주로한 구체적인 선정기준을 마련한뒤 과거 해외DR 발행실적이
우수한 국내외 증권사를 1차 대상자로 골라 서면통지한뒤 3개의 대표주간사
를 뽑을 계획이다.

재경원관계자는 "대표주간사 선정에 있어 무엇보다 매각 수입 극대화가
가장 중요하나 통상관계등 외교적인 문제도 무시될수는 없을 것"이라며
"대표주간사 3사는 국내에서 2개사, 해외에서 1개사를 선정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통상 해외DR발행에 따른 주간사및 인수단의 수수료는 발행규모의 3%로
최근 주택은행의 경우 은행의 특성이 감안돼 2.7%의 수수료가 지급됐다.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