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채권은행단이 자산.부채 실사결과와 입찰방법 등을 27일
발표함에 따라 내달 8일 열릴 예정인 한보 입찰의 성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은 철강업체들이 채권은행단의 실사결과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다
정작 입찰참여에 대해선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제3자인수가
이번에 성사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특히 한보철강과 계열사간 지급보증이나 영업권 인정금액등이 실사에
반영돼 있지 않아 인수금액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채권은행단이 내놓은 당진제철소의 순자산액은
4조1천4백59억원으로 당초 포철의 위탁경영진이 발표했던 3조4천여억원
보다 7천억원 이상 많게 잡혔다"며 지나치게 과대평가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실사결과 자산부족액이 1조6천억원 정도로
나왔지만 계열사간 지급보증이나 세금 미납액등이 포함되지 않아 실제
부족액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한보철강의 실사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들
이다.

게다가 실사결과야 어떻든간에 입찰참여엔 관심이 없다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기류다.

"한보 입찰 불참" 의사를 여러차례 밝혀온 현대그룹은 이날도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못박았다.

또 삼성 LG 대우등 대기업 그룹이나 기존의 철강업체 중에서도 한보철강
인수의사를 내비치는 기업은 아직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철강업계는 내달 8일 열릴 한보철강 입찰은 유찰될게
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잘못하다간 한보철강 제3자 인수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마저 대두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보철강의 입찰은 다소 독특한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다.

한보의 경우 부채가 자산보다 1조6천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돼 그만큼
을 채권은행단이 인수자에게 되레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응찰자는 희망 보상금액의 규모를 입찰때 적어내야 하고 가장 적은
금액을 쓴 회사가 낙찰자가 된다.

이렇게 결정된 낙찰자는 채권은행단이 담보로 잡아놓은 정태수총회장 등의
주식 28.7 9%(5백70만9천주)를 지난 3개월간의 종가평균으로 계산해
채권은행단으로부터 사들이게 된다.

또 인수자에 대한 보상액 규모에 따라 채권은행단은 이자율등 부채 상환
조건을 상당히 완화해줄 예정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보상액을 자산부족액인 1조6천3백25억원으로만 치면
이자상환액의 56%는 향후 15년간, 나머지 44%는 10년거치 5년 상환조건으로
8.5%의 프라임레이트를 적용해 갚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