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의 채권은행단이 자산.부채 실사결과와 입찰방법 등을 27일
발표함에 따라 내달 8일 열릴 예정인 한보 입찰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과연 이번 입찰이 성사돼 한보철강의 인수자가 결정될지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조사결과 한보는 부채가 자산보다 1조6천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만큼을 채권은행단이 인수자에게 되레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응찰자는 희망 보상금액의 규모를 입찰때 적어내야 하고 가장
적은 금액을 쓴 회사가 낙찰자가 된다.

물론 채권은행단은 보상금액과 함께 인수사의 재무구조등도 종합 검토해
최종 낙찰자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역시 관건은 보상금액의 규모가 될 게
뻔하다.

또 인수자에 대한 보상액 규모에 따라 채권은행단은 이자율등 부채
상환조건을 상당히 완화해줄 예정이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예컨대 보상액을 자산부족액인 1조6천3백25억원으로만
치면 이자상환액의 56%는 향후 15년간, 나머지 44%는 10년거치 5년 상환
조건으로 8.5%의 프라임레이트를 적용해 갚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채권의 경우 출자로 전환해주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입찰방식이야 어떻든 과연 어떤 업체들이 입찰에 응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입찰일을 열흘밖에 남겨두지 않은 현재 어떤 기업도 선뜻 응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보철강의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현대그룹은 여러차례
"한보 입찰 불참"입장을 밝혀왔다.

물론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중인 현대가 언제 어떻게 입장을 바꿀지는
미지수지만 아직까지는 입찰참여 의사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 삼성 LG 대우등 대기업 그룹이나 기존의 철강업체 중에서도 아직까지
한보철강의 인수를 밝히고 있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특히 철강업계 컨소시엄 가능성의 경우 멤버로 참여할 만한 동국제강과
동부제강 등이 컨소시엄 구성의 전제로 포철의 공동 참여를 주장하고 있지만
포철은 "통상마찰때문에 안된다"고 버티고 있어 컨소시엄 인수 역시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철강업계는 내달 8일 한보철강 입찰은 유찰될게 뻔하고 잘못하다간
한보철강 제3자 인수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채권은행인 제일은행 관계자도 "첫번째 입찰에서 인수자가 결정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두번 세번 하다보면 인수희망자가 나타날테고
희망자와 적정한 선의 합의점을 찾는다면 제3자 인수가 성사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차병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