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의 큰 손'' ''농협의 마당발''....

장재영 농협 수도권 양곡마케팅본부장의 이름뒤에 따라붙는 별명들이다.

''쌀시장의 큰 손''이란 전국 각지의 농협에서 생산된 쌀을 한꺼번에
모아 판매하는 양곡 마케팅본부의 수장이어서 생긴 별명.

수도권지역에서 소비되는 쌀의 15% 가량을 장본부장이 판다고 보면
될 정도다.

''농협의 마당발''은 장본부장만큼 농협의 경제사업분야를 골고루 맡아 본
사람도 없기 때문.

장본부장은 지난 72년 농협에 입사한후 생활물자 농기계 등의 구매 및
판매담당, 양곡부 차장, 미곡종합처리장 사업단장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설립된 수도권양곡마케팅본부를 책임지게 됐다.

"구매담당 업무를 해본 경험이 요즘 거래처 바이어들과 만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이나 상황을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기 때문이죠"

장본부장의 양곡분야 경력은 5년째이다.

그는 미곡종합처리장 사업단장을 맡으면서 소비지 쌀유통을 합리화해야할
필요성를 크게 절감했다.

산지에서 수확된 벼를 현대화된 시설로 일괄 처리하는 미곡종합처리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소비지 유통구조는 도매시장의 중매인을 거치는
재래식에 머물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원농협들은 고품질의 쌀생산뿐만아니라 판매까지 신경써야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이런 그에게 양곡마케팅본부 초대 본부장직은 ''물을 만난 고기''나
다름없었다.

지난 1년동안 판매한 쌀만 80kg들이 1백30여만 가마에 달했다.

이는 수도권 쌀시장 물량의 15%에 해당한다.

거래처도 농협판매장 대형유통업체 대량수요처 등 모두 8백여곳을 개척하는
성과를 올렸다.

장본부장은 "그동안 유통업체나 양곡상들이 쌀의 원산지나 생산연도 등을
속여 파는 사례가 많았지만 농협이 취급하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거래가
투명해져 이제는 농협으로부터 물량을 공급받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흐믓해했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