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로 예정된 유가사전보고제 시한만료를 코앞에 두고 쌍용정유가
휘발유값을 인하키로 했다가 뒤늦게 이를 철회, 유공 등 정유 4사가
쌍용정유의 가격결정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통상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쌍용정유는 25일부터 휘발유 소비자값을
현재보다 15원이 싼 l당 8백11원에 판매하겠다고 지난 21일 통산부에
신고했다가 이를 이날 오후 철회했다.

쌍용정유는 당초 창립기념일인 28일을 앞두고 고객사은행사 차원에서
휘발유값을 내리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정유는 통산부에 철회사유를 보고하면서 사전보안유지가 안됐고
또 시기가 좋지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이 이날 갑자기 가격인하를 없었던 일로 돌림에 따라 정유사들은
그 배경과 앞으로 쌍용의 마케팅전략 변화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영업부문에서 결정한 정책이 최고경영진에 의해 막판에
뒤집어진 것으로밖에 볼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의 가격인하방침이 알려지면서 인하전에 동참할 것을 검토해온
현대정유와 한화에너지는 가격인하를 당분간 늦추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사전보고제가 만료되는 이달말께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휘발유값 인하전 2라운드는 7월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대신 올해초부터 6개월간 한시적으로 실시돼온 통산부의 가격사전보고제
존속 여부가 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통산부 관계자는 "정부가 유가자유화를 실시하면서 업계에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한 마당에 이렇게 하루전에 가격변경을 철회한
것은 상식적으로 관행적으로 볼때 납득이 되지않는 일"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사전신고제가 자율경쟁에 제약이 된다고 진정으로 믿는다면
업계 스스로 가격결정 요인을 투명하게 공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권영설.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