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화폐의 범람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발권은행인 중앙은행의 가장
큰 골칫거리중의 하나다.

특히 최근들어 전자.복사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위폐기술이 정교해짐에
따라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이를 막기위해 최첨단 위폐방지요소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선진국에서 개발된 위조방지요소는 예전의 10여가지에서
최근 20여가지로 크게 늘었다.

90년대 이전에는 G10국가는 물론 대다수 나라들이 주로 은행권인쇄용지와
인쇄원판 자체의 위조방지에 주안점을 두고 요철이 나타나는 볼록인쇄방식을
채택하거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미세한 문자난 표식, 숨은 그림등을
위조방지요소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와같은 위조방지요소는 일반인이 화폐에 대한 지식과 세밀한
관찰력을 갖지 않는한 쉽게 구별하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이에따라 90년대들어 지폐를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시변각잉트''(OVI)와 스펙트럼현상이 나타나는 특수재료를 사용, 색상변화를
일으키는 ''시변각장치''(OVD)등의 첨단요소가 개발돼 미국 독일 캐나다
벨기에 스위스등에서 상용화됐다.

효과적인 위변조방지요소를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스위스의 경우
OVD OVI외에 투명잉크(OVI의 일종으로 보는 방향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함)등 신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지난해 발행한 25싱가포르달러에 OVD OVI형광잉크 잠상등
최근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위변조요소를 삽입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들어 고도로 정밀한 컬러복사기와 컴퓨터컬러스캐너
등이 일반화되자 90년대 초기에 개발된 위조방지요소들도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따라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일본사무기계고업회와 제휴,
복사기로 복사할 경우 색상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 ''복사방지 특수문양''을
공동 개발해 실용화시켰다.

이 문양은 일본에서 생산된 복사기로 복사시 은행권의 바탕색이 청색으로
변하게돼 검은빛 진한색 계통의 색상으로 인쇄된 부분만 알아볼 수 있는
장치로 덴마크가 올해 발행한 2백크로네 은행권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은 복사된 위조지폐를 감식해 복사기 제조회사및
복사기의 일련번호를 알아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Bitmap System)를 최근
개발, 회권국들이 위조범검거에 활용케할 방침이다.

<여운선 한국은행 발권부장>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