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대한 학계 노동계의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대한상의
가 "금융개혁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늦춰선 안된다"며 이번 개편안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혀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금융개혁에 대한 논평을 발표, "금융개혁이
지체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과 혼란이 가중되고 산업의 경쟁력 제고도
어렵게 된다"며 금융개혁 관련 법률의 제.개정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상의는 특히 금융감독체제와 관련, "이번 개편안은 기본적으로 정부의
금융개혁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상의는 또 "금융개혁 갈등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기업"이라며 "관련
당사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개편안이 순조롭게 처리될 수 있도록 상호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의는 그러나 정부에 대해서도 "보다 확고한 금융자율화 의지를 표명하고
기업자금 경색을 초래하거나 금융기관에 과다한 부담을 안겨주는 일이 없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 직원들의 90% 이상이 이경식 총재의 퇴진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은노동조합의 중간
점검 결과 현재 조사대상 직원 3천2백여명의 90%를 넘는 직원이 총재퇴진을
찬성했으며 서명운동 마지막날인 21일까지는 거의 1백%가 퇴진서명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이 재정경제원 등 관련기관과 함께 중앙은행제도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따른 관련법 제정 작업의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철 자금부장은 "내부 반발이 워낙 거세 현재로서는 법제정 작업에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그렇다고 불참하기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들의 이같은 입장은 지금까지의 "한은법 개악 결사반대" 입장
보다 다소 누그러진 것이다.

<>.한국은행 증권감독원 보험감독원 등 3개 금융감독기관 노동조합원
4백여명이 참석한 "금융산업 개악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는 미리 제출한 집회
신고서 일정에 따라 비교적 질서있게 진행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배치된
경찰과의 충돌없이 종료.

집회는 여의도 장기신용은행 본점 공터에서 "중앙은행의 독립과 감독기관별
전문성 보장"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 낭독, 구호제창 등의 의식을 40분간
치른뒤 참석자들이 인근 신한국당 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는 순으로
이어져 시작 1시간만인 오후 1시께 해산.

<>.경제정의실천연합은 20일 금융관련 전문가들의 공동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관치금융청산과 중앙은행 독립을 위한 개혁을 촉구했다.

이 성명서에는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 김윤환 고려대 명예교수 등 37명의
대학교수가 서명했다.

대학교수들은 "정부안은 관치금융의 본산이라고 할수있는 재경원의
금융정책실을 그대로 두는 등 금개위안으로부터도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개혁안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