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탈리아를 따라잡자"

국내 산업계에서는 흔히 사양산업으로 불리는 섬유.신발 등 경공업 분야를
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공동전선 구축에 나선다.

이를 위해 정부.연구소.업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태스크 포스팀이
최근 구성돼 경공업의 "제2의 르네상스"를 위한 중장기 실천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지난 12일 발족된 태스크 포스팀의 명칭은 "벤치마킹 이탈리아 2002".

이름에서 볼수 있듯 월드컵 특수가 기대되는 2002년까지 우리 경공업의
실력을 이탈리와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한영수 통산부 생활공업국장이 총괄팀장이 된 이 태스크 포스팀은 "섬유반"
과 "신발반" 등 두개의 소그룹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유반"에는 반장인 김재현 통산부 섬유공업과장 등 통산부 관리 4명과
이재덕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 이상경 섬유산업연합회 부장, 김명호
한국의류협회 상무, 김필수 LG패션 밀라노지사장, 이선효 삼성물산 부장,
디자이너 임덕용씨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김경식 통산부 화학생활공업 과장이 반장이 된 "신발반"에는 서제일 KIET
연구위원, 정득수 한국신발.피혁연구소 부장, 채희병 신발산업협회 전무,
이민호 국제상사 부장, 박종식 (주)세원 이사, 김병우 태광실업 이사 등
9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 태스크 포스팀이 수행할 작업의 특징은 개인별로 벤치마킹 국가및 분야를
지정해 선진국의 경쟁력 요인을 철저히 파악해 낸다는 것.

예를 들어 섬유의 경우 염색가공 패션디자인 상품기획 등은 이탈리아로부터
배우고 QR(고객의 수요변화를 즉각적으로 포착해 낼수 있는 정보화시스템)
구축은 미국과 일본을 모델로 삼는다는 식이다.

또 국내에 틀어박혀 기존 자료를 분석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과감한 현지
출장으로 생생한 연구결과물을 만들겠다는 자세도 돋보인다.

이와관련, 통산부 섬유공업과 배승진 서기관은 현재 한국장의 특명에 따라
이탈리아 염색가공 산업의 현장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벤치마킹 이탈리아 2002"는 오는 8월말까지 이같은 벤치마킹 기초연구를
끝낸 뒤 올 가을께 "21세기 한국 경공업의 실천프램그램"이라는 "옥동자"를
탄생시킬 예정이다.

통산부 한영수국장은 "과거 한국 수출의 총아였으나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경공업 분야를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막중하다"
며 "경쟁력 회복을 통해 경공업 분야의 구조조정을 이룩한다는 취지 아래
인력양성 기술개발 등을 골자로 한 종합 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 윤성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