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경기회생책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창업과 벤처기업이란 말만큼 신문지면에 많이 등장하는 말도 드물다.

이와 비례해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창업투자회사에 대한 언급도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창업투자회사(창투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이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선 잘 모르고 있는 기업이 의외로
많다.

창투사는 말그대로 기술력과 잠재성은 있지만 자금과 담보력이 취약한
유망 중소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주고 창업을 돕는 회사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창투사는 모두 54개.

최근에는 창투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아 성공한 벤처기업들이 거꾸로
창투사를 설립해 신생 벤처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메디슨 두인전자 내외반도체 등 전자.정보통신 분야 30여
벤처기업들이 1백52억원을 공동출자해 "무한기술투자"를 설립한 것이 좋은
예.

이어 12월에는 반도체검사 장비업체인 디아이와 신성이엔지 등 20여 벤처
기업들이 자본금 1백억원을 공동출자해 "우리기술투자"를 세우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 두 회사는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대전의 대덕연구단지내에 본사를
두고 서울에 지사를 설치해 컴퓨터 정보통신분야에서 기술은 있지만
자금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직접 투자하겠다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창투사를 이용하기 위해선 특별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한지 7년 이내의 기업이면 누구나 창투사를 이용할 수 있으며 먼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담은 사업계획서를 창투사에 제출해야 된다.

창투사의 투.융자절차는 상담 예비검사 본심사 투.융자승인 실행 사후관리
등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사업계획서를 받은 창투사는 먼저 서류심사를 실시하고 심사결과
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체 실사에 착수한다.

심사를 맡는 사람들은 기업의 기술력과 재무구조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야
하므로 대부분 이공계와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판단은 대체로 경영자의 자질과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여부가 기준이 되고 있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투자가 결정되는 것 외에 창투사들이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자체 정보망을 활용해 투자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을 열심히 물색한
후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한국기술투자의 경우 지난 95년 9억5천만원을 투자한 메디슨이 상장되면서
원금의 12배가 넘는 1백20억원의 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최근엔 벤처기업에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는 에인절클럽(투자가모임)이
국내에도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회계사 컨설턴트 변호사 등 전문인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유망한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에인절클럽의 도입은 소액투자자들의 자금을 벤처기업으로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무한기술투자가 에인절클럽 결성을 주도하고 있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