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인 디지털 신경체계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빌 게이츠(42)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은 17일 오전 한국CIO포럼
조찬강연과 97윈도월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디지털은 가장 효율적인 정보유통 형태"라며 "기업들은 모든
정보를 전자형태로 제작해 PC와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시킴으로써 고객 및
협력업체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위해 기업은 컴퓨팅 신기술에 투자, 손가락 하나로 모든 정보를 얻을
수있도록 기업의 조직을 디지털 신경체제로 개편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MS는 기업고객이 성공적인 디지털 신경체제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게이츠 회장은 PC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소프트웨어적으로는
"ZAW(제로관리 윈도)" 개념을, 하드웨어적으로는 "네트PC"와 "윈도
터미널"을 제안했다.

그는 ZAW는 기존 윈도와 완벽한 호환성을 가지고 관리상의 비용을 줄여줄
수있는 핵심기술이라고 소개하며 이를 연말께 발표되는 차세대 PC 운영체계인
"멤피스"와 "윈도NT5.0"에서 본격 구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1천달러 미만의 네트워크형 컴퓨터인 네트PC와 특정업무에 맞춰
5백달러 이하의 가격으로 선보일 신개념의 윈도PC 패밀리인 윈도 터미널을
기업의 하드웨어 비용을 줄일 수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PC기술의 미래에 대해 "10년후에는 음성과 필체 인식은 물론 사용자의
표현과 몸짓을 지각하고 선호도까지 학습하는 PC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게이츠 회장은 "한국은 연간 2백만대의 PC가 판매되는 세계 7위의
시장으로 도역했다"며 "MS는 국내 정보통신 업체들과 지속적인 파트너쉽을
맺고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과 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같은 한국 PC시장의 급성장은 가정에서 자녀들이 자연스럽게
정보기술을 습득할 수있도록 고가의 가정용 PC와 첨단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며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을
높이 평가했다.

게이츠 회장은 1975년 당시 하버드 대학 2년 재학중 폴 알렌과 함께 MS를
설립, 도스 윈도 윈도NT 오피스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PC 운영체계와
소프트웨어업계를 장악하면서 세계 컴퓨터업계의 맹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94년 결혼한 메린다 프렌치 게이츠여사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으며 독서와 골프및 브리지를 취미로 갖고 있다.

지난 16일 입국한 게이츠 회장은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등 국내
PC메이커를 만난후 18일 출국할 예정이다.

< 유병연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