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과 기술인력을 연결해주기 위해 14,15 양일간 서울 동대문
거평프레야 10층 전시장에서 열린 국내최초의 벤처기업 채용박람회는
2만여명의 취업희망자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인턴사와 사이버벤처그룹 PICCA(유망정보통신기업협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청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주말과 일요일에도
불구하고 해외석박사 대기업 전직희망자 연구원등 벤처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고급인력들로 행사장이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번 행사에는 모두 60여 벤처기업들이 참여해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씩의 전문 기술분야 정예요원을 뽑기 위한 상담을 벌였으며 일부
기업들은 면담을 거쳐 즉석에서 채용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특히 정부의 대대적인 벤처기업육성책시행과 함께 스톡옵션
(주식선택매입권)제를 도입하는 벤처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타고 전국
에서 대졸예정자 주부들까지 다양한 층이 가세, 부스별로 수천명씩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치열한 취업경쟁을 벌였다.

또 서울지역 대학은 물론 부산외국어대 전북대등 지방대학에서는 취업정보
담당관들이 참여, 입사지원서등 관련자료를 구해 가기도 했다.

PICCA의 간사회사인 씨엔에스테크놀로지의 서승모사장은 "행사장에 나온
벤처기업들은 단 1명을 채용하더라도 꼭 회사에 필요한 사람을 뽑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면서 "여타 중소기업 채용박람회와는 달리 전문가들이
모이는 고급인력들의 장으로서 손색이 없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행사장내에 3평규모의 부스를 마련, 3명정도의 핵심 컴퓨터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선발할 예정이던 도아전자통신(대표 최수현)은 지원자들이 쇄도
하는 바람에 4백여명을 대상으로 1차면접을 거쳐 꼭 회사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만 원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호주 울릉공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는 인기섭(27.동작구 사당동)씨
는 대학동창과 같이 방문, "국내 중소기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해외학위
취득자들은 대기업부터 찾아가지만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은 벤처쪽에
관심이 있어 여기를 방문, 컴퓨터관련 업체로부터 원서를 받아 놓았다"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부산외국어대의 배영수 취업담당관은 "벤처기업에 컴퓨터나
전자계산관련 전공자뿐 아니라 어학등 인문계학생들도 관심이 많다"면서
"앞으로 지방대학생들을 위해 지방에서도 이런 채용박람회가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기간중 행사장내에 별도로 마련된 강의실에서 특별행사로 진행된
벤처기업창업설명회에는 창업을 준비하는 명퇴자 대학졸업자들이 몰려 최근
창업열기를 실감케 했다.

행사를 주최한 인턴사의 남낭아사장은 "유망 벤처기업들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국내최초로 시도된 이번 행사에 전문인력들이 대거 참여, 큰 성과를
봤다"면서 "박람회에 참여한 업체들로부터 이번과 같은 만남의 장을 계속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많아 앞으로 벤처채용박람회개최 횟수를 늘릴 계획"
이라고 말했다.

< 이창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