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달러 약세분위기와 당국의 개입우려가 팽팽히 맞서 2개월 가량
지속되던 정체국면이 지난주 깨지면서 모처럼 8백90원대 아래로 한단계
하락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일무역분쟁 우려와 달러화당 엔화가 1백20엔대는 유지돼야 한다는 일본
대장성 관리의 발언으로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정체국면
탈출가능성을 예고했다.

월요일에는 2주간의 1백16엔대 공방을 마감하고 1백10엔대까지 급락
움직임을 보인던 엔.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일시나마 8백90원 이하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번주에는 달러화의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해외자금의 증시유입, 무역수지 호전으로 공급위주의 장세가 이뤄질 전망인
데다가 중장기적인 달러 약세분위기로 기관들이 조심스럽게 쇼트플레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수출산업의 대외경쟁력 제고 필요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화를 원치않는 당국의 개입도 예상돼 급격한 하락은 힘들
것 같다.

해외시장 요인으로는 주초인 16, 17일에 EMU(유럽연합 통화단위) 출범에
중요한 역할을 할 EU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달러 마르크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말인 20일부터 22일에는 일본의 무역흑자 문제를 다룰 G7정상회담이 열려
주중의 엔.달러 환율 움직임에 주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간 거래범위는 8백86~8백91원, 주거래범위는 8백89~8백90원으로 예상된다.

손성호 < 한국산업은행 외환자금부 부부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