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어음부도율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1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중 한보그룹의 부도로 서울지역 어음
부도율(전자결제 조정전 기준)이 지난 82년 5월의 장영자 어음사기 사건
이후 15년만에 최고치인 0.19%를 기록한 뒤 2,3,4월에 각각 0.23%, 0.22%,
0.23%로 상승한데 이어지난 5월에도 0.20%에 달했다.

또 6월들어서도 지난 4일에는 부도율이 0.54%에 이르고 5일과 6일에도
0.23%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의 부도율이 지속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같이 어음부도율이 높은 수준을 연속 5개월째 지속하고
있는 것은 한보부도 이후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경기가 침체국면을 쉽게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2년의 장여인 사건 때는 발생당월인 5월에만 0.29%의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뒤 다음달부터는 정상수준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1월의
우성건설 부도 때도당월에 0.15%의 부도율을 기록한 뒤 2월부터는 0.1%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처럼 장기간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