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신규통신사업자 허가는 통신사업진출의 마지막 기회겸 국내 통신사업
경쟁체제구축의 완결형으로 평가된다.

WTO(세계무역기구) 통신협상에 따라 98년의 전면적인 대외개방에 앞서
국내 경쟁체제가 완비된 셈이다.

이제 신규 통신사업은 GMPCS(위성이동통신)와 차세대이동통신으로 불리는
IMT-2000(플림스) 등이 있으나 참여회사가 굳어져 있거나 21세기초나 등장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번 사업자선정의 백미는 시내전화사업에 데이콤이 주축이된 하나로통신
(가칭)이 뽑혀 1백년간 지속돼온 이 부문에서 한국통신의 독점이 마감되고
경쟁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은 앞으로 한통과 96년 3조4천억원, 2004년 기준 11조원
(데이콤전망치)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시장을 놓고 한판대결을 벌이게
됐다.

정보통신부가 미국.일본에도 없는 시내전화시장의 경쟁체제를 구축키로
한데는 몇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으로 가입자망의 고도화를 통한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곧 영상전화등을 통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초고속 멀티미디어시대가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통신은 기존 음성위주의 전화시장을 파고들기 보다는 데이터및
멀티미디어통신에 주안점을 두고 시장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와함께 기존 사업자간 흡수 통합 분리등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
이 크다는 점이다.

회선임대사업등 유선통신사업은 시내전화와 업무의 중복성이 높아 경쟁
심화로 M&A(인수합병)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한통의 내부 구조개편을 가속화시키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6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인력구조 등으로 한통은 전체시장에서 5%정도의
시장을 잃을 경우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 개혁이
필연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전이 강력한 통신사업자로 부상한 것도 한통에게는 부담스런
일이다.

9.9%의 최대지분을 갖고 있는 회선임대사업자인 두루넷과 공동으로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각각 7%씩 확보, 사실상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가
됐다.

하나로통신의 표면상 최대주주인 데이콤은 일단 시외와 국제전화에서 이
회사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콤은 이 사업을 위해 지금까지 한통의 가입자망을 빌릴 수밖에 없어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99년초 하나로통신이 사업을 시작하면 눈치볼 것 없이 자회사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통신사업자선정에서 하이라이트가 됐던 제3시외전화부문은 국제전화
사업자인 온세통신이 "전화역무 연계성"을 인정받은 듯 무난히 사업자로
선정돼 한국통신 데이콤과 3각구도를 이뤘다.

시외전화시장은 "장래시장=시계0"로 불릴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해 앞으로
"제살파먹기"에 가까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 연간 5.5% 내외의 자연증가율을 보여 96년 기준
2조2천억원대에 달했다.

그러나 시외구간에 시티폰 이동전화등 무선통신의 이용이 증가하고 요금
인하요인이 상존해 앞으로 시장이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무선호출사업 참여기회로 3개회사가 참여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부산.경남지역 사업에서는 부경이동통신이 선택돼 SK텔레콤
부일이동통신과 3파전의 치열한 시장확보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회선임대 사업부문에서도 기존 지앤지텔레콤 두루넷등과 국내 국제부문
등에서 4개회사가 새로 참여하면서 무한경쟁의 시대가 열리게 됐다.

힘든 진입경쟁을 거쳐 신규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이들이 치열하게 벌어질
선발업체와의 무한경쟁에서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할지 여부는
두고 볼일이다.

< 윤진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