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피부과 레지던트인 정성재(31)씨.

그는 최근 현대정보기술의 인터넷 서비스인 신비로에 사이버 피부과
"소프터치"를 개설했다.

소프터치는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올바른 목욕습관을 비롯 탈모과정을
뒤집을수 있다고 믿어지는 새로운 남성 탈모증 치료제 개발소식 등 다양한
피부과 관련 의학상식을 담고 있다.

특히 피부과 환자들을 위한 "온라인 상담실"을 개설, 가상공간을 통한
인술 전파에도 나서고 있다.

이 상담실에는 요즘 무좀 여드름 백반증 등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또 미술작품 등 관심분야에 대한 연구도 곁들여 일반 이용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정선생은 "피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병원에 가기전에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사이버 피부과의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한 PC통신에서 실시한 인터넷 홈페이지 경연대회를 계기로 책과
PC통신을 통해 홈페이지 제작과정을 익혔습니다.

당시 작품은 수준 이하로 느껴져 응모를 못했다가 6개월간 공을 들여 이번에
신비로를 통해 선보이게 됐습니다"

그는 퇴근후 밤시간을 이용, 사이버 피부과 일을 본다.

지친 몸을 이끌고 밤마다 PC앞에 앉아 하는 무보수 진료상담이 때론 힘들게
느껴지지만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피부과 상식을 바로잡는다고 생각하면
피곤함을 잊는다고.

"일반인들이 의외로 잘못알고 있는 피부과 상식이 많아요.

피부약은 무조건 독해서 먹지 말라든지, 레이저치료나 박피술은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도깨비 방망이라는 것등이 대표적이죠"

그는 진료시간이 짧아 병원에서 충실한 답변이 어려운 경우 인터넷 전자우편
을 통해 자세한 설명을 덧붙여 전달한다.

또 막히는 문의가 있으면 다른 선배 의사들에게 문의해 답해주므로 스스로의
연구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그는 스스로를 통신 예찬론자로 표현하며 시공을 좁혀주는 인터넷의 이점을
활용, 소프터치를 환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는 피부과 정보의 터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들려준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평이한 용어로 진료 설명을 올리는 것도 이같은 맥락
에서다.

정선생은 내년 전문의가 되면 더 많은 시간을 활용, 소프터치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또 소프터치를 매달 내용을 바꿔가며 선보이는 "웹매거진" 형태로 서비스
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 글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