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제도및 금융감독체제 개편을 둘러싼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의
논쟁이 "전면적인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더욱이 이달 임시국회가 제대로 열릴지조차 미지수여서 한은 독립 등에 관한
문제는 또다시 아무런 결론없이 소모적인 논쟁에 그치고말 공산도 제기되고
있다.

재경원은 법률제출권을 활용, 금융개혁위원회가 제출한 최종안과는 달리
한은으로부터 은행감독권한을 전면 분리하고 재경원차관의 금융통화위원
참여를 명문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만일 재경원이 밀어부치기식으로 관련법 개정을 강행
한다면 <>대중집회 <>국회청원 <>국민서명운동 등 "중앙은행 독립운동"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은노조는 우선 창립 47주년 기념일인 오는 12일 한은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뒤 16일께 보험감독원 증권감독원 노조와 함께 "재경원
주도의 금융감독체제 개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아울러 17일에는 "중앙은행 독립보장을 위한 출정식및 궐기대회"를 갖고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이나 13일께 열릴 열릴 강경식 부총리 이경식 한은총재
김인호 경제수석 박성용 금개위 위원장의 4자회동에서 뚜렷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한은 독립을 둘러싼 문제는 전면적인 힘겨루기로 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정치상황과 맞물려 이번 논란은 지난 89년과 95년에
이은 "제3차 한은법 파동"으로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주 열릴 4자회동에서 강부총리와 이총재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중앙은행제도및 금융감독체제 개편의 성사를 가름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