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온지 8일로 1백일을 맞았다.

김영삼정권출범후 5번째 경제수석이다.

김대통령의 임기말 권력누수가 급속히 진행되고 한보사태, 김현철씨
국정개입, 대선자금문제등으로 나라전체가 어수선한 시기에 대임을 맡은
셈이다.

따라서 취임초기만해도 국정공백 상태와 맞물려 경제정책 역시 표류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지난 1백일을 통해 볼때 "기우"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강경식 경제부총리와 탄탄한 팀워크를 보이며 주요정책을 과감하게 추진,
임기말에 대한 불안를 불식시키고 있다.

금융실명제에 대한 보완작업을 신속히 매듭지은 일이라든가, 금융개혁을
당초 예상보다 강도높게 추진하고 있는 것등이 대표적인 예에 속한다.

김수석은 이와관련, "임기말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정책을 추진하기
좋은 면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갈등을 일으키기 쉬운 경제부총리와의 관계가 역대 어느 경제팀보다
양호하다는 점도 현 경제팀에 대해 신뢰감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수석은 "강부총리와는 서로 너무 잘 알아 마찰을 일으킬 여지가
없다"며 "수시로 만나는데다가 웬만한 문제는 즉각 전화로 해결하기
때문에 누가 나서 조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김수석이 들어온 이후 청와대주변에서는 경제정책에 안정감이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김수석의 경제철학과 논리, 경제분석능력, 업무추진력 등이 공감을
얻고있다는 얘기다.

그가 분석하고 있는 우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장능력자체(경쟁력)가
정체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

현재의 불황이 경제 사이클상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경제 구조자체가 갖고
있는 결함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꾸준히 정부역할을 줄이고 시장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실시, 기업을 시장에 맡길때 경쟁력이 살아날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중심론자인 김수석도 그러나 부도방지협약, 은행장인사의 정부개입,
기업의 차입경영제한등에서는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