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5일 현재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11.52%로 작년말(연12.60%)
보다 1.08%포인트 하락했다.

하루짜리 콜금리도 작년말의 연12.20%보다 1.15%포인트 떨어진 연11.05%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들의 자금난은 지속되고 있는데도 이처럼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은 여러가지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기업의 자금수요 둔화 <>환율
안정 <>금융기관의 신중한 여신운용 <>통화및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심리 작용
등으로 꼽았다.

한은이 분석한 "최근 시장금리의 하락 요인"을 정리한다.

<> 기업의 자금수요 둔화

=설비투자의 감소와 재고증가율 둔화 등으로 기업의 시설및 운전자금수요가
크게 둔화되고 있는게 근본적 원인이다.

실제 지난 1.4분기중 설비투자는 1.6% 감소했으며 지난 4월 재고증가율은
13.2%로 둔화됐다.

특히 대기업들의 경우 작년 4.4분기부터 지난 1.4분기동안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장단기 자금을 상당부분 확보한 것도 주된 요인
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작년 3.4분기 2조4천억원에서 4.4분기중 4조7천억원
으로 배가까이 늘었으며 지난 1.4분기에도 2조7천억원에 달했다.

이런 현상을 반영, 은행의 당좌대출 소진율은 지난 3월말 28.9%에서
지난달말에는 25.4%로 하락했다.

<> 환율 안정

=최근 원.달러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한 요인이다.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자 기업들이 환투기및 환리스크 회피목적으로 보유해
왔던 거주자 외화예금을 인출하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1조2천3백34억원과 1천40억원
늘었으나 지난 4, 5월에는 9천6백27억원과 8천20억원 감소했다.

또 환율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한은이 외환시장에 개입, 달러화를 사고
원화를 방출하고 있는 것도 금리 하락의 간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금융기관의 보수적 여신운용

=한보및 삼미그룹의 부도와 연쇄부도 위기감으로 금융기관들이 여신운용에
신중을 기하는 반면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는 것도 주된 원인이다.

여유자금이 남아도는 금융기관들이 유가증권 매입에 나서다보니 회사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으며 콜금리도 바닥을 치고 있다.

<> 통화및 물가안정에 대한 기대심리

=MCT(총통화+양도성예금증서+금전신탁)와 M2(총통화) 등 통화증가율이
낮아짐에 따라 통화긴축에 대한 우려감이 가시고 있으며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금리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영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