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네트가 인터넷 마케팅전문업체인 하이퍼네트코리아와 손잡고 국내
인터넷 서비스업체(ISP)로는 최초로 10일부터 "광고형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ISP를 통해 무료 웹검색 및 전자우편 서비스를
이용할 수있는 길을 열어 우리나라 인터넷 비즈니스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기
때문.

특히 아이네트가 국내 인터넷 사업을 선도해온 업체란 점에서 다른
ISP들은 크게 당황해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 서비스는 화면 한쪽에 나타나는 광고를 의무적으로 보는 대신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아이네트는 하이퍼네트코리아측에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대가로
이 회사로부터 광고수익의 일정비율을 배분받게 된다.

아이네트가 이 사업에 나선 것은 가입자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와
광고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

국내 인터넷 서비스사업은 가격구조 문제 때문에 접속료만 받아서는
적자를 면키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내 ISP의 사업구조는 통신망구성등 초기투자비용이 워낙 많아
일정규모의 사용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매출이 원가에 크게 못미치는
"고원가형"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이네트는 자사의 유료 가입자중 많으면 절반 이상이 무료 서비스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유료가입자에겐 고속접속을 비롯해 인터넷팩스, 국제로밍등의
부가서비스와 방문교육을 비롯한 고품질의 고객서비스를 제공, 무료
이용자들과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아이네트의 이같은 사업에 대해 다른 ISP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무료접속서비스가 신규시장 창출보다는 기존 유료
가입자를 뺏아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결국 걸음마 단계인 국내
인터넷 시장의 질서를 흐리고 업체간의 가격경쟁만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인터넷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가 시급한 시점에서 아이네트가 이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은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단기적 안목이란 지적.

또 하이퍼네트코리아의 마케팅 전략에 국내 ISP들이 끌려다니는 상황이
올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일부에서는 광고형 무료 서비스는 품질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미국과 일본등에서는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번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으론 이번 조치가 국내 인터넷 확산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기존 유료를 고수하는 업체들에겐 서비스 차별화 노력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