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건형 승용차 시대가 개막된다.

현대자동차가 ''아반떼 투어링''으로 외로운 독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곧
기아가 크레도스 왜건형을, 대우가 누비라 왜건형을 각각 내놓고 시장
경쟁에 뛰어든다.

기아 프라이드왜건까지 포함하면 국내 업체들의 왜건형 승용차 모델은
모두 4차종.

레저시대의 본격 도레와 함께 왜건형 승용차 판매 경쟁이 한껏 달아오를
전망이다.

업계는 우선 기아와 대우가 신형 왜건형 승용차를 출시함에 따라 시장
자체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레도스 왜건의 출현으로 왜건형 승용차의 구색이 소형~준중형차에서
소형~중형차로 확대되는데다 준중형차 시장에는 2차종이 경쟁을 하게돼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업체들은 넓어진 시장의 마켓셰어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판매전략을 짜고 있는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기아자동차의 크레도스RV.

크레도스를 베이스로 한 국내 첫 중형 왜건형 승용차다.

전폭은 기존 크레도스 세단과 같지만 전장이 4천7백60mm, 전고가
1천5백10mm로 크레도스보다 각각 50mm 1백10m 가 더 커졌다.

따라서 몸집이 크레도스 세단보다 월등히 크다.

미니밴 만큼이나 커보인다.

기아가 지난5월 서울모터쇼에 내놓았던 왜건형 승용차 배거본드는
단순한 컨셉트모델이며 이 차와는 다르다.

크레도스왜건의 판매목표는 한달에 2천대.

내년 이후 신차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월 1천5백대의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자동차 누비라왜건은 현대 아반떼투어링과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다.

2월 누비라 신차발표회때 선보인 모델로 수출은 이미 시작됐다.

차체 길이가 누비라에 비해 44mm나 길고 높이도 7mm가량 높아졌다.

누비라가 준중형차에 비해 차체가 커 준중형차와 중형차시장을 함께
노리고 있는 것처럼 누비라왜건도 "양다리 걸치기 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지치기 모델의 왜건은 짐싣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뒷좌석을
좁히는 경우가 흔하나 이 차는 좌석을 그대로 두고 공간을 확보했다.

현대자동차도 이들 차종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외롭게 시장을 지키며 고전해온 아반떼투어링이 경쟁차 등장으로
동반상승세를 타보겠다는 계산이다.

아반떼투어링은 95년 판매초기 월평균 1천7백대 이상 팔려나갔으나
지난해에는 월평균 6백대수준에 그쳤다.

올들어서는 경기침체와 맞물려 월평균 판매량이 2백~3백대까지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현대는 크레도스왜건과 누비라왜건이 나오는 것과 때를 같이해
대대적인 아반떼투어링 판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가 파생차종인 왜건형 승용차 경쟁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것은
자동차시장이 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 세단형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

파생차종으로 "틈새시장"을 만들며 수요를 스스로 창출해 나가겠다는
생각인 셈이다.

왜건형 승용차 시장경쟁이 더욱 가열될수밖에 없는 이유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