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기술을 확보하라"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회 국제CDMA회의에서는
TDMA(시분할다중접속)기술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간 기술협력과
함께 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신경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루슨트테크놀로지 LG정보통신등 75개 CDG(CDMA전문가그룹)회원사들은
광대역CDMA(W-CDMA)기술 개발에 주력, 오는 2000년께 이를 이용한
무선가입자망(WLL)등 상용제품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위해 루슨트테크놀로지 모토로라 노던텔레콤 퀄컴등 4사는
CDG회원사들과 협력, 완벽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W-CDMA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또 CDMA장비생산업체들은 TDMA기술을 대표하는 GSM에 대응하는 것으로
CDMA기술을 대표하는 용어인 "cdmaOne"을 앞으로 생산될 CDMA장비와
단말기등에 부착, CDMA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CDG회원사들은 어느 국가에서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국제로밍이
GSM에서는 가능하나 CDMA에서는 어렵다는 점이 CDMA확산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판단, 이를 개선키 위한 방법을 찾기로 결정했다.

이번 회의에 참가한 업체들은 또 마지막 엘도라도인 동남아등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이 시장에서의 격전을 예고했다.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스콧 에릭슨 부사장은 신세기통신에 8백MHz대의
CDMA이동전화 장비를 납품하고 한솔PCS에 1.8GHz대의 개인휴대통신(PCS)
장비를 공급키로한 점을 강조, 아시아시장에서의 우위를 은근히 과시했다.

또 모토로라등과 협력, CDMA분야에서도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 한국업체들의 견제를 불러 일으켰다.

서정욱 SK텔레콤사장은 "루슨트테크놀로지와 모토로라등이 중심을
CDMA분야로 급격히 이동시켰다"며 "향후 2년안에 W-CDMA분야의 패권이
결판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국내에서도 모든 업체의 연구인력이 한데 모여 표준을 개발할
기초기술팀과 장비를 개발할 상용화팀등을 구성, 단기간에 W-CDMA기술을
집중 개발하는 것만이 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사장은 "국내업체들이 CDMA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는데 만족치 말고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나은 기술을
개발하면 W-CDMA분야에서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싱가포르=김도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