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임금과 땅값의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으며 금리도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는 등 그동안 우리경제의 경쟁력강화에 걸림돌이 됐던
3고현상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3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까지 1백인이상 사업장의 임금타결실태
조사결과 통상임금기준 3.8%가 상승, 작년동기의 6.9%에 비해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됐다.

또 지난 1.4분기중 제조업 전체의 임금상승률은 9.9%로 작년동기의 15.6%
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금년초 노동법파동 등의 여파로 지난 5월말현재 1백인이상 사업장의
임금타결률은 27.4%로 작년동기의 40.8%에 크게 미달했다.

재경원관계자는 올들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압력이 크지 않고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활발해지면서 임금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되며 이같은
현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의 정책방향은 임금안정
보다는 고용안정에 역점을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땅값도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늘어나면서 상승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분기중 전국의 평균지가상승률은 0.15%로 작년 4.4분기의 0.29%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둔화됐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6대도시의 평균지가상승률은 0.11%로 지난해 4.4분기의
0.28%보다 절반이하로 낮아졌으며 중소도시(0.20%), 군지역(0.21%) 등도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다만 지역적으로는 대도시의 경우 부산 기장군을 비롯 지하철 개설지역인
서울 강서구, 광명시, 신도시 인접지역 등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에서도 고속전철 역세권과 신도시개발 예정지역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앞으로 기업의 자구노력에 따른 매물증가와 정부의 공단.
택지가격 안정대책 등에 힘입어 땅값의 상승세는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는 땅값 하락에 따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앞으로 남북통일이 이루어질 경우 땅값의 폭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최근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땅값 하락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침체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줄어들고 금융기관들이 연쇄부도사태에
따라 자금공급에 신중을 기하면서 시중 실세금리가 하향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5월말현재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의 수익률은 연 11.90%로 올해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 3월24일의 13.0%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또 91일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는 연 12.24%, 기업어음(CP)은 연 12.58%
로 연중최고치 14.20%와 15.05%보다 크게 낮아졌다.

금융기관들의 자금이 남아돌면서 콜금리도 지난 4월말의 14.16%에서 5월말
에는 11.86%로 급락했다.

금융연구원의 최공필 연구위원은 전체기업들의 자금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금융권의 자금공급여력은 확대되는 추세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한계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로서의 유의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