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한전 등 거액 예금주들이 금리보다는 금융기관의 안전성을
더 따지고 있다.

한보 부도이후 종금 등 제 2금융권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머지않아
은행들도 비슷한 처리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연.기금을 관리하는 정부부처나 기관들이 최근 일부
종금사들에 영업보고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기금이 금리입찰을 할 정도로 금리차만을
염두해 두고 뭉칫돈을 굴릴 금융기관을 선택했으나 요즘들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D종금사의 관계자는 "높은 금리를 준다는 이유 때문에 발길을 돌렸던 개인
고객들이 M&A(인수합병)나 부실여신이 많은 종금사를 떠나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부 부실 종금사가 지급보증한 어음이나 회사채를
은행에서 거절당한 사례까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돈 빌리기가 어려워져 부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진 것처럼 금융기관도 부실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