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제가 변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국내 최대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납품업체인 고제가
제얼굴을 찾기 시작했다.

고제는 올 여름철까지 모두 20여종의 신제품들을 쏟아낼 예정이다.

고제의 특기인 인삼제품과 인스턴트제품도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한가지 눈에띄는 특징은 모두 "고제"라는 자기 브랜드
를 달고있다는 점이다.

자기이름으로 정면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회사분위기도 많이 달라졌다.

현실에 안주하던 옛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있다.

이제 뛰어보자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

이같은 고제 대변신의 진두지휘자는 이춘무 회장.

이회장이 고제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2월이다.

당시 고제의 주가는 9천원선.

지금 고제의 주가는 3만5천원선이다.

1년 남짓 사이 무려 4배 가까이나 뛴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이춘무주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남다른 기대가 고제주가를 급속히 끌어올렸다는
분석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 이회장의 평가는 다르다.

"고제가 엄청난 발전가능성을 가진 회사란 것을 나도 이 회사에 와서
알았다"며 "획기적인 제품들을 잇따라 개발할 수있는 대기업 못지 않은
기술력과 풍부한 자금력이 주가상승의 원동력"이라는게 이회장의 겸손한
평가다.

이회장은 우선 "성남에 있는 연면적 3만평짜리 주상복합건물공사가 시작
되면 5백억원정도가 들어오고 상봉동 본사건물부지에도 건물을 올려 임대를
하게 되면 자금사정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들을 다각도로 펼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러나 사업확장에 대해서도 이회장은 자신의 지론인 "원칙을 중시하는
경영"의 범위를 결코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혀 경험도 없는 분야에 무턱대고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이야기이다.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회장은 단연 "영업력강화"를 꼽는다.

이회장은 "자금과 기술력이 있는 만큼 영업.유통망을 확충하는 것이 급선무"
라며 "이부분에 대해서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회장이 올해 목표로 잡고 있는 고제의 매출액은 총
4백억원.

지난해 2백3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의지다.

매출액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까지 적자였던 손익구조도 흑자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이회장은 기업인사관학교라는 국제그룹 출신으로 그동안 많은 적자기업을
인수, 흑자로 전환시킨 경험들을 갖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