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순위 31위인 한신공영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주거래은행
인 서울은행 등 금융계에서는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사그라져가던 "금융
대란설"이 다시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표정이다.

또 한신공영의 금융권 여신이 9천억여원에 달하고 있어 금융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막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신공영이 부도방지협약 지정을 요청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3개월동안 채권행사를 유예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게 서울은행의 분석이다.

김현기 서울은행 이사는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할지를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한신측에서 전혀 요청이 없었다"며 "회사구조상 부도방지
협약 대상기업으로 지정돼 3개월동안 여유를 갖더라도 자금사정이 좋아질수는
없다고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한신공영이 부도방지협약 대상으로 지정되더라도 아마
협조융자에 응할 은행이 없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채무가 유예
되고 경영자도 얼마간의 기득권을 챙길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한신공영도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기업회생을 도모하기 위한 길을
택했다고 설명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한신공영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은 이미 이달초부터 한신공영에 대한
사실상 "은행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은행은 한신공영의 자금난이 지속되자 한신공영 담당직원을 3명으로
늘려 수시로 회사에 파견하는 등 사실상 자금관리를 해왔다.

직원을 한신공영에 상주시킬 경우 4천9백억원의 여신이 모두 "요주의 여신"
으로 분류돼 충당금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 공식적으로 은행관리에 착수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서울은행은 설명했다.


<>.한신공영은 건설업 여건이 악화되는데다 최근엔 연쇄부도설 등으로
제2금융권의 자금상환 압력이 거세지자 갑자스레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최근 부족자금 2백억원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하자 충청은행의 문을 두드렸으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해 부도위기에
몰린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울은행은 30일 오후 4시 한신공영이 임원회의를 열어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한 것으로 뒤늦게 알았다며 은행과는 전혀 상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신공영은 총 8천7백89억원(4월말 기준)의 금융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서울은행의 4천8백82억원을
비롯 은행권에 7천2백78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또 종금사 등 제2금융권 부채는 4천5백4억원으로 총여신이 1조1천7백82억원
이나 2중으로 잡힌 지급보증분을 빼면 순여신은 8천7백89억원이다.

종금사 중에서도 대한종금은 1백15억원의 여신을 해줬는데 대부분 신용인
반면 삼양종금은 1백억원의 여신을 해줬지만 모두 은행신탁계정이 사간
무담보CP 매출이어서 걱정없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계는 올들어 한신공영에 대한 전체여신은 늘었지만 제2금융권으로부터의
여신이 6백11억원 줄어드는 등 제2금융권의 자금 회수가 한신공영을 부도
위기로 내몬 것으로 보고있다.

증감원에 따르면 보증회사채의 경우 서울은행이 1천5백13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증권(2백30억원) 대한보증보험(2백20억원)의 순으로 보증을 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