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인사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30일 열린 외환은행 비상임이사회는 이사들간에 논쟁만 거듭한 끝에
후임행장 선출에 실패했다.

행장추천위의 홍승희 의장(성곡학술문화재단 이사장)은 "비상임이사들이
행장후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당황해하고 있다"고 말하고 "박, 조전무와
홍세표 한미은행장, 홍희흠 전 대구은행장, 이장우 캘리포니아 코리아뱅크
(외환은행 현지법인) 행장 등 5명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이 장명선 행장 후임선출에 일차 실패함에 따라 서울 등 다른
은행장 선출 역시 심각한 파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의 비상임이사들은 "정부로부터 어떤 연락.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비상임이사는 "이날 추천하려 했던 인물이 있었으나 정부가 한보관련
임원의 승진을 안된다고 밝힘에 따라 차마 말을 꺼낼수 없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행장 추천을 위해 열린 비상임이사회 회의장에서
외부인사 영입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한편 금융노련(위원장 추원서)은 이날 오후 연맹회의실에서 전국 34개 은행
노조대표자회의를 긴급 소집, 관치금융 혁파를 위해 강력 대응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금융노련은 정부당국이 관치인사를 예정대로 실행할 경우 모든 조직력을
동원해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정부측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황
이다.

외부인사 영입설에 발끈하고 나선 서울 외환은행 노조도 낙하산인사 저지를
위해 총력투쟁을 다짐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행장추천을 위해 열린 비상임이사회 회의장에서
외부인사 영입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김영태 담배인삼공사 사정이 후임총재에 내정된 산업은행의 노조도 30일
대의원회의를 열고 "김사장의 부임을 육탄으로 막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박일서 노조위원장은 최근 청와대 정무수석실 신한국당 국민회의 등지에
외부인사 영입 반대의사를 전달하는 한편 전직원들을 상대로 관치금융 저지를
위한 모금운동을 펼쳐 1천6백여만원을 모았다.

산은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비노조원인 부.차장급들도 대거 가세,
조직적인 양상을 나타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