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금난이 심화되면서 부도업체수가 21개월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전국어음부도율도 15년만에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어음부도율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부도를 내고
당좌거래를 정지당한 기업은 1천3백18개에 달해 하루평균 53개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5년7월의 1천3백42개이후 21개월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올들어 부도업체수는 한보철강이 부도난 지난1월 1천1백15개에 달한뒤
2월 1천60개로 약간 줄었으나 삼미그룹이 부도처리된 3월(1천2백68개)부터
다시 급증하고 있다.

부도업체수를 형태별로 보면 법인기업이 6백7개(대기업 1개, 중소기업
6백6개), 개인기업이 7백11개였다.

지난 4월중 전자결제액을 감안한 전국어음부도율은 0.25%에 달해 이철희.
장영자 어음사기사건이 발생한 82년 5월의 0.32%이후 15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국어음부도율을 지난 1월 0.21%, 2월과 3월 각 0.24%에 이어 4개월째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결제액을 조정하기 전의 전국어음부도율은 이.장사건때와 같은
0.32%를 기록, 최근 연쇄부도추세가 심상치 않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4월 어음부도율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0.18%로 전달의 0.17%보다
높아졌으나 지방은 0.55%로 전달의 0.56%보다 하락했다.

한편 지난달 서울등 7대 도시의 신설법인수는 1천9백14개로 부도법인수
(4백77개)의 4배를 기록, 불황속에서도 창업열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