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점을 고르는 일은
사막에서 바늘찾기만큼 힘들다.

현지인이나 여행사 직원들에게 물어보지만 딱맞아 떨어지는 곳은 드물다.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럴 경우 "재거트
서베이"라는 책자를 구해보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재거트 서베이는 단순한 레스토랑 안내책자 수준을 뛰어넘는 레스토랑
평가서이다.

각각의 레스토랑에 대해 음식, 분위기, 서비스, 가격 등 4가지 항목을
놓고 0점에서 30점까지의 점수를 매긴다.

평가를 내리는 주체도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손님으로 구성된 조사
평가단이다.

때문에 객관성과 신뢰도가 높다.

따라서 이책을 보고 레스토랑을 고르면 실패 확률이 낮다.

재거트 서베이는 미국 50개 주요도시에 1만5천여개의 레스토랑을 조사
대상으로 커버하고 있다.

이 잡지의 창업자인 팀과 니나 재거트씨 부부는 원래 뉴욕에서 개업하고
있던 변호사들이었다.

미식가였던 이들 부부는 친구들과 함께 유명 레스토랑에서 자주 회식을
하곤했다.

어느날 레스토랑 비평가에 의해 찬사를 받은 A 레스토랑이 화제가 됐다.

직접 가보니 형편 없었기 때문이었다.

화제는 A 레스토랑에서 객관적인 레스토랑 평가법으로 옮겨졌다.

곧이어 앙케이트 질문지에 의한 평가를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재거트 부부는 우선 1백50명의 친구들에게 앙케이트 질문지를 나눠주고
자신들이 자주 다니는 레스토랑을 개별 평가했다.

초기의 조사결과는 평가에 참여한 친구들에게 개별 우송됐다.

당시만해도 이런 평가작업이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매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평가원과 레스토랑의 숫자도 늘어났다.

그러나 조사와 분석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데이터처리를 위해 외부회사에 용역을 의뢰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일이
많아졌다.

비용을 충당할 목적으로 가이드북을 출판하기로 결심했다.

예상밖의 약진은 이때부터 계속되었다.

매년 판매부수가 2배이상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연간 판매부수가 1백만부를 넘어서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재거트 서베이의 작성과 제작은 비용절약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

각 지역에서 2명의 스태프가 모든 일을 처리한다.

전문편집인과 홍보담당자가 그들이다.

홍보담당자는 와인전문점, 고급음식점, 법률회사, 회계회사, 은행 등을
돌아다니면서 조사평가원을 물색하는 일을한다.

재거티어라고도 불리는 조사평가원은 무료로 봉사한다.

그들은 재거트질문지에 응답하고 지역 레스토랑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일을 한다.

현재 이회사에는 무려 7만5천명이나되는 재거티어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문의 (02) 588-8869

< 류재수 한국벤처창업정보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