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일심동체".

가정에서 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일심동체로 뛰는 부부경영인들이 있다.

대양합동 이준욱 사장과 임영현 이사, 삼영금속의 한혜숙 사장과 김영일
이사 부부 등 남편은 경영이나 생산을 맡고 부인은 영업 혹은 수출, 디자인
개발을 맡아 쌍두마차로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알찬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업 중소기업들 중에서는 부인이 회사의 살림을 맡아 견실한 성장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부인의 회사에 도움을 주다가 남편이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부부 경영인들의 공통점은 이심전심으로 호흡이 잘 맞는 분업으로 회사를
탄탄하게 이끌어가는 잉꼬부부라는 점이다.

이웃 대만의 중소기업에는 부부 경영이 이미 일반화돼 있어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부부 경영인이 늘어날 전망이다.

수험생 집중력 향상을 위한 학습보조기인 엠씨스퀘어로 유명한 대양합동의
이사장과 임이사 부부는 대표적인 부부 경영인.

포용력있는 이사장과 여장부로 불리는 임이사는 서로의 장점을 살려 대양
합동을 키워왔고 또 주위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잉꼬부부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임이사는 이사장이 엠씨스퀘어를 내놓고 인지도가 낮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때 결혼전 직장에서 마케팅 분야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대양합동
영업부에 입사했다.

임이사는 단기간에 많이 팔기보다는 고객만족에 주력, 철저한 고객 반응
테스트를 거친후 판매하도록 하는 영업전략을 고수하면서 광고 마케팅 영업을
도맡아 뛰었다.

엠씨스퀘어가 빅히트를 칠수 있었던 데는 회사가 어려울 때도 빠른 길보다는
어려운 길을 택한 임이사의 "뚝심"이 있었다.

"쌈지" 브랜드로 유명한 레더데코의 전호균 사장과 정금자 디자이너 실장
부부도 각자 부부 공조로 이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케터링업계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한 이조케터링서비스(대표 이헌우)의
정회숙 이사도 일선 영업장의 서비스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직원들을 세심하게
보살펴줘어 회사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원터치형 배관 이음새인 "EQ 조인트"를 개발해 생산하고 있는 삼영금속의
한사장 부부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한사장의 일을 돕기 위해 김이사가
회사에 참여한 케이스.

대표이사인 한사장은 활달하고 추진력이 강한 장점을 살려 마케팅과 영업
수출 관리업무를 맡고 있고 교육자 출신인 김이사는 공장장을 맡아 제품
개발과 생산관리를 꼼꼼하게 챙긴다.

한사장은 서울영업소와 부천본사 등 3개 영업소를 직접 다 살피고 이탈리아
대만 수출업무로 눈코뜰새없이 바쁜 와중에도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을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김이사의 뒷받침 덕분이라고 말한다.

한사장은 부부가 항상 같이 의논할수 있고 서로 믿고 마음놓고 맡은 분야를
일할수 있기 때문에 1인 10역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에 효율적이라고 밝힌다.

계측기 업체로 출발해 중견 정보통신기업으로 성장한 (주)흥창의 성공뒤에는
25년간 손정수 사장을 그림자처럼 보필한 박희경 이사의 내조가 있었다.

박이사는 창업 중소기업 내조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창업 초기 어려운 시절에는 공장에서 밤12시까지 생산라인에서 작업을 하고
공장직원들 식사 준비에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아 하는 등 눈물겨운 내조를
해왔다.

외부에 드러내기를 꺼리는 박이사는 지금도 경리 회계 등 실무를 맡아하면서
임원으로서 관리역을 하기보다는 가정에서 어머니역할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만 소개한다.

청년여성교육원의 진민자 원장은 풍부한 사회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남편인
태준제약 이태영 사장을 도와 이 회사의 감사로 활동하면서 노사화합을
일구어내는 등 회사의 인사관리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