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오는 25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작년말 현재 종업원 20만명, 매출액 80조원, 수출 1백73억달러로 이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현대그룹은 1947년5월25일 정주영 명예회장이
서울 중구 초동에 설립한 "현대토건사"를 모태로 출범했다.

이후 미군 공사를 수주하면서 건설업의 기초를 닦기 시작한 현대토건사는
50년 "현대건설"로 명칭을 바꾸고 제1한강교 복구공사등 전후 대형 공사를
도맡으며 국내 정상의 건설업체로 자리잡았다.

65년에는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공사를 수주, 사상 첫 해외
건설시장 진출이란 개가를 올리는등 그룹의 탄탄한 성장 기반이 됐다.

67년 현대는 "현대자동차"를 설립, 중화학공업분야에 첫 발을 내디뎠다.

76년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생산해 낸 현대자동차는 86년 마침내
자동차산업의 본고장 미국시장진출에도 성공, 재미교포들은 물론 우리국민
모두를 감동시켰다.

72년 현대는 또다른 중화학공업 분야인 조선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무모하다는 국내외 여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대는 울산 미포만의
갯벌사진 하나만으로 유조선 2척을 수주했고 74년 조선소완공과
유조선건조를 동시에 마무리하는 세계조선사상 유례없는 신화를 창조해냈다.

83년에 이르러 현대는 그동안 중후장대 사업업종에서 벗어나 경박단소의
첨단산업인 전자산업에 새롭게 도전했다.

이와 함께 금융 석유화학등 다양한 산업분야로의 진출을 꾀하는 한편
종합연구소 인력개발원 등을 설립, 정상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현대는 이제 자동차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LNG선 건조, 현대정공의
자기부상열차 개발, 현대전자의 1기가 싱크로너스D램 개발 등 각 사업
분야에서 세계 최첨단의 기술력을 확보하면서 세계 선진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현대는 96년 정몽구 그룹회장체제로 돌입하면서 "가치경영"을 새로운
그룹 경영슬로건으로 내세워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50년을 열어 나가기 위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23일 오후 6시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창립
50주년 축하 리셉션"을, 24일에는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임직원 1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갖는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