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방지 협약의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협약에 대한 불신과 반론도 더불어 팽배해지고 있다.

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부도방지 협약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가 하는 주제는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대농그룹은 지난 19일 부도협약 대상 기업이 됐지만 누가 어떤 논의 과정을
거쳐 그리고 왜 4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선정했는 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은행의 한 실무자가 "17일 오후 행장으로부터 긴급호출을 받고 알게
됐다"는 것이고 보면 대상기업 선정에 대해 투명하고도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대농그룹은 언제쯤 협약에 올려줄 것을 은행측에 신청했는지, 4개 기업 선정
과정에서 어떤 협상이 있었는지도 알려져 있지 않다.

진로 역시 20개가 넘는 계열사중 6개 회사가 대상기업으로 선정됐는데 선정
기준에 대한 명쾌한 기준을 은행측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협약 상정 시기도 문제다.

대농의 경우에도 이미 지난 8일부터 사실상 부도였었다.

서울은행이 협약대상으로 올린 시기는 과연 어떻게 선택된 것인지 미지수다.

단순히 기업이 어려워져 부도가 나는 것과 이기업에 협약을 적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난다.

둘다 행장이 최종 결정한다는 점에서는 같을지 모르지만 부도는 "나는 것"
이고 협약은 "적용하는 것"이다.

협약은 강제성이 있어 원튼 원치 않든 다른 금융기관도 끌려들어간다.

은행장이 자금지원은 중단(부도)할수 있겠지만 다른 금융기관의 채권행사를
금지(협약 적용) 시킬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거래 은행이 이를 독점적으로 결정하다 보니 이익상반의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과의 협상과정에서 "기업주의 기업에 대한 이익상반" "은행의 다른
금융기관에 대한 이익충돌"의 문제가 발생할수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먼저 챙길수 있다는 얘기다.

분명 정보의 독점이요 비대칭이다.

이 점은 협약의 운용과 관련하여 금융기관 상호간에 불신의 골만 쌓고 있다.

"부도협약이 부도를 부른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