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유통업계 품질관리(QC)분야의 "대부"로 통하는 이종관(47) 현대백화점
연수원장은 뜻밖에도 삼장법사이다.

공대출신인 그는 지난 92년 인도 티베탄대에서 불교철학박사학위를 받고
삼장법사가 됐다.

옛날 손오공이 수행했다는 삼장법사.

동남아 인도 등지에서는 10년이상 정진을 한 스님이나 불교관련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에게 삼장법사라는 호칭을 붙인다고 한다.

그는 삼장법사답게 백화점직원들을 교육하는데 "참선과 명상"을 가장
중요시한다.

"명상을 생활화하면 하고자 하는 일은 다 이뤄진다"는게 그의 지론.

매일 명상으로 마음을 맑게한 후 긍정적 사고로 자신을 충만시키면 세운
목표는 반드시 이룰수 있다는 것.

이원장은 지난 95년부터 2년 연속 품질관리부문 전국대회 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했다.

품질관리에 관한 책만도 10여권을 펴냈다.

삼장법사와 품질관리는 얼핏 무관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생산기법보다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품질은 마음인데 그 마음의 수양은 참선과 명상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해낼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

그는 품질관리가 제조업자에게만 필요하다는 인식이 국내유통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상품을 가지고 고객과 직접 만나는 유통업자야말로 오히려 품질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유통시장개방을 맞아 외국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주먹구구식인 현재의 품질관리를 과학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산업공학계 출신자들을 유통업에 대거 영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수생과 함께 속리산 문장대를 서른세번이나 올랐다는 이원장.

현대백화점직원들을 단순한 유통서비스맨이 아닌 정예 품질관리요원으로
키워내는게 그의 바람이다.

< 유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