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농그룹은 지난주말(17일) 주거래은행인 서울은행에 협약적용을 전격
요청했다고 한다.

서울은행 이동만 상무는 "제2금융권이 기간연장 중단 등 자금압박을 가해
협약적용이 갑자기 이뤄졌다"며 "자금지원을 요청하거나 자구계획을 제출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무는 "추가적인 자금지원을 해주기 위해선 주식포기각서를 받는게 선행"
이라고 언급, 박용학 회장의 경영권 고수여부가 앞으로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
이다.

한편 서울은행은 대농그룹의 주력업체인 미도파가 자금악화에 시달리자
지난 8일, 9일 타입대형태로 모두 1백60억원을 지원해줬으며 하나은행도
9일 26억원을 지원, 부도를 막아줬다.

이후 은행권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은 없었지만 대농그룹은 매일 돌아오는
어음을 밤늦게서야 막는 피말리는 나날을 보내왔다.

<>.진로후 불과 한달만에 또다시 협약대상기업이 생겨나자 금융계는 "다음은
어디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현재 금융계에서는 S, N그룹 등을 유력한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거래은행및 해당대기업은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자금난을 감지한 일부 군소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어 장담을 할수만은 없다는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은 공동운명체".

19일 부도방지협약대상 기업으로 선정된 대농그룹과 이곳에 1천억원의
여신을 해준 대한종금이 이같은 관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나 눈길.

대한종금은 모회사인 성원건설과 함께 올해초 신동방과 손잡고 대농그룹
계열의 미도파에 대한 적대적 M&A를 벌여 3백여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대농그룹의 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대농측이 M&A 방어과정에서 1천억원을 쏟아부은 여파로 자금난을
겪자 대한종금은 이달초 2백억원을 일시대로 긴급지원해주었다.

이번에는 구원자로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종금업계가 대농그룹에 여신 해준 6천억원 가운데 대한종금의
여신은 6분의 1을 차지해 가장 많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