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바람을 타고 국내 인터넷 전문가들의 "창업"이 크게 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이나 중견업체에서 근무하며 나름대로
독보적인 영역을 쌓던 엔지니어들이 가상공간이란 황무지를 개척, 노다지를
캐기 위해 잇따라 회사를 박차고 나와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인터넷 전자상거래 전문가로 꼽히는 권도균(35)씨는 최근 8년이상
몸담고 있던 데이콤 종합연구소를 나와 지난달말 자본금 1억원으로
전자상거래 및 보안 전문업체인 "이니테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오는 6월께 전자인증 서버와 전자지불 시스템을 내놓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에서 인터넷TV 개발을 주도했던 최희창(31)씨도 올초 자바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업체를 세웠다.

이 회사에는 삼성전자에서 함께 근무하던 윤호산씨 등 최사장의 동료 2명이
합류했다.

넷센터코리아(대표 박노현.31)와 디지탈캐스트(대표 황정하.31)는 인터넷의
새로운 물결로 떠오른 "푸시기술"의 국내 대표주자.

박사장과 황사장은 네트스케이프의 국내 대행사인 다우기술 입사 동기로
나란히 창업에 성공,국내 인터넷 푸시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같은 인터넷업계의 창업 바람은 대기업의 속성상 인터넷 신기술을 신속
하게 수용하는 능력이 부족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창업전선에 뛰어든 K사장은 "회사에 올린 상품개발 제안서가 사장되고
외국 제품을 수입해 한글화하는 대기업 연구소의 연구원 처지에 실망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인터넷 업계에는 사내에서 창업을 준비중인 직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기술력을 기반으로한 엔지니어들의 "인터넷 창업 러시현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