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식 특파원 ]

한국전자업체들의 일본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은 세계 전자산업의 심장부인 일본시장에
뛰어들어 자기상표로 기대이상의 판매실적을 기록,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일본의 아키하바라에서는 삼성전자의 TV가 요즘 월 1천대이상 팔리고 있다.

일본전자산업의 메카 아키하바라에 한국업체로는 처음으로 진출한지 한달여
만이다.

삼성전자는 또 대당 57만엔짜리 노트북 PC와 액정모니터 등 첨단 고기능
제품을 20일부터 일본전국에 공급한다.

일본 최대슈퍼체인인 다이에에서도 올들어 대우전자가 "다쿠스(Dacus)"라는
현지 브랜드로 개발한 14인치짜리 소형컬러TV가 한달에 2천여대 이상 나가고
있다.

양판점인 야마타덴키에서는 LG전자의 슬림형 에어컨이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한국산 전자제품의 일본 진출이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재팬 대우전자재팬 등이 수출물량을 늘리고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본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재팬은 아키하바라의 최대양판점인 라옥스(LAOX)와 나카우라를
통해 스테레오TV를 월 1천대 이상 팔고 있다.

라옥스는 95년도에 1천2백62억엔의 매출을 올린 아키하바라의 최대 양판점.

삼성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판매가 50%이상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우수한 품질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재팬은 노트북PC 액정모니터 등 첨단정보기기 제품시장에도
뛰어든다.

삼성이 공급할 제품은 MMX 1백50MHz(57만8천엔), 펜티엄 1백50MHz
(45만8천엔)급 노트북PC와 14인치컬러 액정모니터(29만8천엔).

대우전자재팬은 올들어 다쿠스라는 상표로 저가보급형의 14인치 컬러TV를
개발,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14인치 TV의 경우 전체TV시장(대수기준)의 3분의1 수준인 연 3백만대
규모에 이르고 있으나 일본업체들이 채산을 맞출수가 없어 생산을 못하고
있다.

대우는 지난해 10월부터 다이에에 공급하기 시작한 "대우" 브랜드의 25,
29인치TV 판매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70%를 차지했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 비중을
올해에는 40%선으로 줄인다는 전략이다.

대우는 또 지난해까지 NEC에 TV 2백만대를 판매했으며 최근 다이에에 냉장고
도 추가로 공급, 일본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으로 대우는 올해 지난해의 2배 가까운 1백20억엔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16메가 D램을 일본수출전략상품으로 선정, 현지 공급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정몽헌 현대전자회장은 최근 니가타현의 벤처캐피털사를 방문, 반도체부문의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LG전자도 TV 중심으로 돼있는 기존의 사업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4월부터
슬림형 에어컨을 야마타덴기 가토덴키 등 양판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지법인들의 이같은 적극적인 시장공략으로 인해 올해 한국 전자제품의
일본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