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연간 총 예산중 5%정도(15억원가량)를 대북식량지원 활동에
출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적 관계자는 14일 "적십자대표 베이징(북경)접촉에서 북한측이 지원규모
와 시기를 확약해줄 것을 주장해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민간차원
의 대북지원활동을 활성화하고 한적도 대북 식량지원활동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있음을 보여 주기 위해 예산중 일부를 대북식량지원에 출연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고려하고 있는 규모는 연간 총예산인 3백억원의 5%인
15억원을 넘지 않는 수준"이라면서 "다음주초 전국지사장회의를 열어 이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적이 자체예산 중 일부를 대북식량지원에 출연키로 한 것은 그동안
한적이 민간의 지원물품을 북측에 전달해주던 전달자 역할만 해왔다는
일부의 비판을 의식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또 민간차원의 대북지원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적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한적 예산중 일부를 대북지원에 출연하는 것은 적십자대표
2차접촉을 성사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건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