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원화값은 미달러화에 대해 지속적인 강세(환율하락)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들어 시중의 외환사정이 호전되고있는데 따른 것이다.

수출이 다소 회복되고있고 하반기중 해외자본유입도 상반기보다는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한 요인이다.

또 엔화에 대해서는 약세분위기가 확연해지고있다.

무엇보다 엔화보다 원화절하폭이 작아서는 안된다는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원.엔환율 관리가 주효하고 있다.

상반기중 8백원선 도달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 달러당 원화의 환율 =최근 국내 외환딜러들은 상반기중 환율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있다.

당초 "상반기중 9백20원선"을 책정했으나 외환수급사정이 좋아지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산업은행의 문성진대리는 "상반기중 환율은 8백80~8백90원선에서 안정적인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따라 하반기 환율전망치도 당초 "8백70원~9백원"에서 "8백40~8백70원"
으로 낮아지고있다.

경우에 따라선 그 밑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만해도 환율하락을 의식한 기업들이 외화당좌예금에 쌓아둔
6억달러를 갑자기 시장에 방출,물량이 남아돌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 수출이나 해외자본유입이 기대에 미치지못할 경우 환율이
재급등할 여지는 충분하다는게 외환시장의 분위기다.

엔화의 강세가 수그러들 경우도 마찬가지다.

엔저현상이 나타나게되면 달러당 원화의 환율을 끌어내리기 부담스럽게
된다.

<> 엔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 =외환당국의 의지가 가장 큰 변수다.

당국은 지난달중순부터 환율관리축을 원.달러에서 원.엔으로 전환했다.

엔화당 원화값이 한때 7백원이하로 떨어지면서 국내기업의 가격경쟁력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당국은 그후 국제시장에서 엔화가 강세를 보일때마다 원화를 일정수준에서
"관리"함으로써 엔화에 대한 원화의 추가절하를 이끌어 왔다.

시장에 달러물량이 남아돌면 당국이 직접 사들이는 방식이었다.

그 결과 1백엔당 원화의 환율은 이달들어 7백50원선을 맴돌며 열흘만에
50원 가까이 올랐다.

이에따라 올해 원.엔환율은 그어느때보다 가파른 등락을 거듭하는 모양새가
예상된다.

외환딜러들은 "빠르면 상반기중 8백원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국내외환수급사정과 국제시장에서 엔화의 강세가 어느정도 이어지느냐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