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13일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기회를 대폭 확충하기로 한 것은
경기불황 장기화로 업종과 규모를 가릴것 없이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어 정책적인 뒤받침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재계와 금융개혁위원회, 행정쇄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는
유상증자및 회사채 발행관련 제도가 규제일변도라는 이유를 들어 관련
규정을 완화 또는 폐지하도록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지난해 10월부터 유상증자와 관련, 직접적인 물량조절제도를 폐지하면서
평균배당금및 배당성향기준등이 업계평균이상인 기업에 한해 유상증자를
가능토록 한뒤 상당수 상장기업의 증자가 불가능해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번조치로 12월 결산법인중 64개 기업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
길이 열렸다.

지난 1.4분기의 경우 유상증자물량은 2천8백50억원으로 지난해 1.4분기
(7천58억원)보다 무려 59.6%나 급감했고 2.4분기(예정)도 작년동기보다
21.7% 줄어든 6천4백55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무보증채발행요건을 완화한 것은 BBB급이상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측의 로비
등으로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성이 저하되는 등 기업들로부터 공연히 평가
비용만 더들게 한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을 감안한 결정이다.

이는 정부가 더이상 채권 발행과정에서 투자자보호를 위한 교통정리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채보증이 대체로 1년마다 이뤄져 3년만기 회사채
보증취득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재경원이 뒤늦게나마 만기규제를 폐지함에 따라 우량 중소기업들은 6개월
미만의 단기자금은 기업어음으로, 1년짜리 자금은 회사채발행을 통해
조달할수 있게 됐다.

회사채 발행물량조정제도 폐지로 정보통신 건설 유통등 비제조대기업도
10월부터 시기와 금액을 희망과 시장여건에 따라 발행할수 있게돼 채권시장
의 선진화기반이 구축됐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채권발행물량 증가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우려
<>7개월만의 신증권정책 후퇴로 정책일관성 결여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회사채=이달중 증권관리위원회의 유가증권인수업무에 관한 규정을 개정,
1단계(6월~9월)로 비제조대기업의 자율발행한도를 월 30억원 이하에서
1백억원 이하로 확대.

10월부터는 물량조정제도 폐지.

현행 3년이상의 만기규제를 우선 중소기업부터 폐지, 상황에 따라 대기업
으로 확대.

<>무보증채=신용평가등급(BBB 이상) 폐지.

평가등급은 채권시장 정보로서 활용.

신용평가의무도 완화, 최근 6개월이내에 신용평가를 받지 않은 경우에만
의무화.

이달중 유가증권인수업무규정 개정.

<>유상증자=하반기중 증관위의 상장법인재무관리규정 개정.

배당성향 준수의무및 감사의견 제한 폐지.

10대 계열기업군에 대한 증자한도제한을 5대 그룹으로 축소.

모든 유상증자요건을 99년 12월중 폐지하는 일몰제도 도입.

< 최승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