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던 섬유수출이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늘어
1백8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섬유경기를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고임금, 고비용구조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는데다 후발개도국들이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관세때문에 수입증가세 또한 수그러들지 않는 점도 업계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수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직물류(96년 1백1억5천3백만달러)의
경우 중국시장(홍콩 포함)에 대한 수출이 줄고 다른 시장이 부각되며 다소
불안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7% 감소했던 중국의 내수의류 매출이 올해는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으나 국내직물업계에 어느 정도 플러스효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홍콩반환에 따른 수출환경변화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경기가 호전된 미국을 중심으로 멕시코,EU지역으로 직물수출이
늘고 있어(1.4분기중 각각 48.3%, 36.0%, 40.3%) 숨통을 트고 있다.

남미지역도 최대시장인 브라질이 지난 95년8월 관세율을 종전의 18%에서
70%로 올렸다가 지난해 6월1일 다시 18%로 환원, 직물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1.4분기중 56.6% 증가).

원료 섬유사 수출은 인도네시아 중국 등 후발국들의 수출원자재
수입증가에 힘입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후발개도국의 자체생산도 많이 늘며 경쟁이 심해져
장기적으로는 이 역시 지속적 신장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화섬업계가 원료수입제한 등 수입폴리에스터장섬유에 대한 관리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점도 우리 수출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의 수출증가의 원인이나 내용을 살펴봐도 그리 밝지가 았다.

국내과잉생산에 따른 밀어내기 수출이어서 외형이 늘더라도 채산성에는
큰 도움이 안되고 난립했던 직물업체들의 부도사태(올해 2천억원대 예상)로
원사업체들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화섬협회 김재혁 이사)

의류 등 제품류는 인력부족 고임 등 국내수출 경쟁력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EU지역으로는 수출이 다소 늘고 있으나 수출비중이 가장 높은 일본
미국 등지로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은 작년보다 10%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섬유산업연합회)

중국 인도네시아 등 후발개도국의 품질수준이 향상돼 수출입지도 위협받고
있다.

내수경기의 경우 전반적인 국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백화점매출이 감소하는 등 국내경기는 회복은 커녕 지속적인
침체국면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낮은 관세율때문에 외국브랜드의 수입은 크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매수경기 역시 단기간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백화점의 봄상품판매율은 그중 가장 중요한 품목인 여성의류의 경우
대형브랜드들이 전년보다 많게는 10%이상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불황으로 구매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은 그러나 다른 경기가 점차 호전되고 고임 고비용구조가
다소 개선될 것을 전제로 내년 중반기 이후로는 섬유경기가 저점을 치고
회복국면을 보일 수 있으리란 조심스런 전망을 하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