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구내매점(PX)등에서 흘러나와 불법 유통되고있는 외제 면세 맥주로
인해 우리나라는 연간 최고 5백억원 정도의 세수손실을 보고있는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동두천, 의정부, 대구, 왜관, 광주 등
미군부대의 PX에서 흘러나와 부대 주변 도시나 강남, 신촌 등에서 유통되고
있는 밀러 버드와이저등 미국산맥주는 지난해의 경우 3백만-4백만상자
(한상자는 3백55ml 24병)로 추정된다.

이를 국산 고급맥주의 출고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7백억-9백60억원어치며
국내 맥주세가 1백30% 임을 감안하면 적게 잡아도 4백억-5백억원정도의
주세를 손해보고 있는 셈이다.

도시지역 유흥업주들은 미군부대에서 유출된 맥주가 무자료여서 매출을
속일수있고 주세가 없어 구입가가 싼데다 젊은층이 즐겨찾는다는 이유로
상당히 선호하고있다.

수집상이 미군부대에서 상자당 12달러에 구입한 밀러맥주 가격은 중간상을
거치면서 2만1천-2만2천원으로 오르지만 업소 공급가가 2만3천5백-
2만4천원 정도로 국산(2만7천5백-2만8천원)에 비해 싸다.

미군은 주류의 유출을 방지해 달라는 우리 정부와 업계의 요청으로
지난달부터 1인당 맥주구매한도를 하루 24병들이 한 상자에서 6병들이
한 상자로 줄이는등 신경을 쓰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외산맥주 수집상이 미군부대 근무자들로부터 소량으로 PX
맥주를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미군 군속등과 결탁해 점조직을 통해
대량으로 빼돌리고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젊은층의 무분별한 외제 맥주 선호 붐을 타고
미군에서 흘러나온 맥주가 대학가 등의 유흥업소에 범람하고 있으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엄청난 세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정부가 나서 미군측에 면세 주류 유출을 강력히 단속해 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미군부대 주변이나 대학가 유흥업소에서 외산면세 맥주유통을
근본적으로 뿌리뽑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라고 있다.

<서명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