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세일이 거품가격을 부른다"

세일규제철폐로 백화점과 입점업체들의 세일이 봇물을 이루면서 백화점
상품에 거품가격이 형성될 우려가 커지고있다.

제조업체가 잦은 세일에 모두 참여하다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어 제품값을
올릴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신헌 판촉부장은 "세일규제가 없어지면서 제조업체들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속화되고 거품가격조짐이 나타나는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거품가격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품목은 패션의류.세일때 백화점 전체매
출액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의류가격이 오르면 세일효과는 그만큼 줄어
든다.

새 옷이 탄생해 물량이 완전히 팔릴 때까지는 보통 정상판매-세일-가격
인하-재고이월행사-땡처리등 보통 5단계의 절차를 거친다.

각 단계를 거칠때마다 가격이 낮아짐은 물론이다.

신상품의 가격결정때는 단계별 판매량과 가격에 대해 고려해야한다.

예컨대 여성정장류 S브랜드는 지난 94년 3월 새상품이 나왔을때 48만
5천원이었으나 95년 1월 세일때 절반값인 24만2천5백원에 팔렸다.

1년뒤 96년 1월 세일때 14만5천5백원으로 낮아졌다가 그해 7월에는 재고
행사를 통해 10만원 균일가로 팔렸다.

이 브랜드 제조업체는 전체생산물량의 30%를 정상판매때, 30%를 세일때,
40%를 이월재고전때 팔아 적정 이윤을 남길수있었다.

그러나 요즘처럼 세일횟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수요가 집중되지않으면
정상가로 판매할 기회는 대폭 줄어든다.

적정 이윤을 남기려면 정상가를 높일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세일홍수속에서 기대만큼의 물가안정이 이뤄질지 유통업계와 소비자
모두가 주목하고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