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칸토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명동의 조그만 구두방에서 출발해 전국에 2백50여개 매장을 둔 국내 대표적
제화업체의 하나로 자리잡은 엘칸토는 이제 제2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00년대 1조원의 매출을 올려 세계적 패션업체로 올라선다는게 목표다.

제2도약을 위한 엘칸토의 "세계로 2000 운동"을 진두지휘하는 강주훈
대표이사 사장.

지난 94년 대표이사직을 맡자마자 조직을 팀제로 바꿔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불어 넣었던 그는 "유행을 좇아가서는 안된다.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패션회사의 생명력은 순발력에 있기 때문에 남보다 한발 앞서 변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엘칸토가 경쟁사보다 앞서 파격적인 캐주얼 캐릭터브랜드를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강사장의 이같은 인식을 배경으로 한다.

강사장은 "10~20대가 막강한 구매집단으로 부상한 만큼 디자인과 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캐주얼 캐릭터
브랜드 "개그"와 "인텐스"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엘칸토는 신세대를 타깃으로 한 대규모 유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명동에 신세대 멀티숍매장 "브이-익스체인지"를 개장한 것.

부산에 2호점을 내는등 올해안으로 전국 10여 도시에 "브이-익스체인지"를
개점할 계획이다.

엘칸토의 지난해 매출액은 2천77억원.

전년대비 22% 신장됐다고 하지만 전국 2백50개의 매장을 갖춘 제화업체의
매출액으로는 걸맞지 않는 수준이다.

강사장은 "엘칸토의 오늘이 있게 한 주인공은 제화지만 고부가가치 패션
상품으로 점차 방향을 틀어야 할때"라며 "현재 매출액의 10%정도에 불과한
의류비중을 대폭 늘려 제화부문과 비슷하게 맞춰나갈 방침"이라고 밝힌다.

강사장은 남보다 한발 앞선 변화와 함께 마케팅을 중시한다.

직원들의 마케팅 능력을 키우기위해 회사내에 "프로 마케팅대학"이라는
교육과정을 설치했을 정도다.

"패션상품은 속성상 제때 팔지 못하면 가치를 상실한다. 지금까지는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었지만 이제는 어떻게 파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는 "엘칸토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느냐, 국내시장에 안주하느냐는
마케팅력에 달려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모든 직원들이 신바람나게 일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을
대표이사의 최대덕목으로 꼽는다.

스스로도 취임후 "신바람 운동"을 전개하는 등 분위기조성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일까.

올해 엘칸토 노동조합은 자발적으로 단체교섭권및 임금인상 협상안을
회사에 위임했다.

< 손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