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PC관련 부품 및 주변기기의
가격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용산의 컴퓨터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CPU(중앙처리장치)
컴퓨터메모리 하드디스크 CD롬드라이브등 모뎀등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CPU는 지난 2월 컴퓨터 유통업체의 부도사태로 조립PC에 대한 구매심리가
급감, 수요가 크게 준데다 최근 인텔이 CPU 가격을 최고 45% 인하키로
발표함에 따라 166MHz의 가격이 2만원~2만5천원 떨어지는등 전반적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신규 PC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MMX CPU 가격도
동반하락, MMX 166MHz와 200MHz가 각각 3월보다 10만원 이상 떨어진
28만원과 53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컴퓨터 메모리의 경우 8만5천원의 유통가를 유지하던 삼성전자의
16MB D램의 소비자가격이 최근 8만1천원으로 하락했다.

하드디스크는 시장의 주류를 형성하는 삼성전자의 2.1GB 제품도
최근 1만원이상 떨어져 20만8천원선에 유통되고 있다.

한달전에 12만5천원~13만원에 판매되던 LG전자의 16배속 드라이브도
최근 9만7천원으로 가격이 급락했다.

33.6Kbps급 모뎀은 최근들어 5천원 정도 가격이 떨어져 록웰칩을
탑재한 대만제품이 7만원선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같은 PC관련 제품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함께 업계가 본격적인 비수기를 맞아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덤핑물량 밀어내기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용산 선인상가의 한 PC 및 주변기기 전문업체 관계자는 "4월 매출이
전달과 비교해 반정도로 떨어지는등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올여름 본격적인 비수기를 맞아 이같은 제품의 하락세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