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PC의 펜티엄프로 시대가 본격 열린다.

펜티엄프로 CPU(중앙처리장치)는 그동안 OA(사무자동화)용으로 주로 쓰이는
윈도NT 환경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해 가정용인 윈도95의 처리속도를
높여주는데는 적합하지 못했다.

그러나 인텔이 8일 초고성능의 멀티미디어용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
프로젝트인 "클라마스"의 베일을 걷어내고 차세대 가정용PC의 CPU인
"펜티엄II"를 발표,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AMD가 유사한 기능의 K6를 발표해 초기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사이릭스는 8월께 M2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가정용 PC의 6세대 진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들 CPU는 펜티엄프로급 CPU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향상시킨 MMX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어서 펜티엄프로칩에 비해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인텔이 발표한 펜티엄II는 외관에서부터 기존 CPU와 완전히 다르다.

펜티엄 는 한개의 칩형태가 아니라 여러개의 칩을 조합한 카드형태로
제작됐다.

이는 CPU의 성능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시메모리를 크게 늘려
주기 위한 처방.

인텔은 CPU를 보드형태로 만들어 2~4개의 캐시메모리 칩을 탑재, 기존의
CPU가 캐시메모리를 일정수준이상 늘릴수 없는 한계를 극복했다.

이로 인해 기껏해야 32KB(킬로바이트)에 그쳤던 CPU의 캐쉬메모리가 2백56~
5백12KB로 늘어나 성능이 몰라보게 개선됐다.

CPU가 카드형태로 만들어짐에 따라 자연히 PC의 주기판도 바뀌게 된다.

기존의 네모형태의 칩꽂이 대신 "슬롯1"이라는 장치가 새로 생겼다.

인텔은 이와함께 비디오 처리속도를 기존의 PCI규격보다 2~4배 높인 AGP
(Accelerated Graphics Port : 고속그래픽포트) 기술을 개발, DVD(디지털
비디오디스크)를 재생할수 있는 MEPGII를 소프트웨어로 매끄럽게 처리할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펜티엄 의 등장이 안겨줄 변화는 과연 무엇일까.

매력포인트는 무엇보다 처리속도가 2백33MHz 2백66MHz 3백MHz 등 획기적으로
높아진 제품군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또 32비트는 물론 16비트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처리할수 있어 윈도95와
연말께 발표예정인 멤피스(윈도97)에 적합해 가정용 최상위 기종으로서의
조건을 갖추고있다.

업계관계자들은 "펜티엄 는 앞으로 1년내에 가정용 상위기종으로 자리잡고
펜티엄MMX는 하위기종의 자리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PC가 꺼진 상태에서도 팩스가 오면 자동으로 켜져 팩스를 받거나 자동응답을
하는 "온나우(On-Now)" 기능을 갖추고 24시간 작동하면서 TV 자동응답 팩스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가정용 멀티미디어기기로 자리잡는 촉매제역할도 할
전망이다.

또 멀티미디어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줘 가정에서도 3차원 동영상으로
박진감있는 게임을 즐기는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려 주게
된다.

이는 PC의 AV 기능을 극대화, 종합가전제품으로 발돋움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