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입법예고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대해 대기업들은 환영 일색인
반면 은행들은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까 우려하고 있다.

LG 삼성 동양그룹 등 할부금융사와 신용카드사를 함께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시행으로 손쉽게 업무영역 확대가 가능해
졌다"며 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그룹차원에서 계열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를 합쳐 대형
여신전문금융회사로 육성하는 방안 본격 추진키로 했다.

이들은 계열사간 합병과 함께 리스업까지 진출, 종합적인 여신전문금융회사
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은 자동차리스를 시작으로 리스업에 나설 계획이며 LG는 할부금융사내에
리스팀을 구성했다.

쌍용할부금융은 카드 리스팀을, 롯데할부금융은 카드사업팀을 구성, 구체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또 대기업 계열 해당 금융회사들은 합병에 대비, 외형을 키우기 위해 자본금
규모를 늘려오고 있다.

삼성카드와 LG신용카드는 최근 각각 2백억원을 증자했다.

현대할부금융도 최근 2백60억원을, 쌍용할부금융도 3백억원을 각각 증자
했다.

반면 은행들은 계열사로 있는 리스 카드 할부금융의 합병으로 인원감축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법시행으로 대기업 계열사에 여신금융시장을 상당부분 잠식당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모두 은행계열인 25개 전업리스사들의 경우 이번 법이 시행되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리스업계 관계자는 "카드업 진출 등 대응방안을 마련중이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대기업과 은행권 모두 재경원이 여신전문금융회사에 대한 채권발행
한도 특례(자기자본의 10배)를 폐지하기로 한 금융개혁위원회 안과는 달리
이를 유지토록 한 것은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금융계 "그동안 불법으로 융통어음을 할인하고 무차별적인 자금회수
로 자금시장을 혼란시켜온 파이낸스 업종을 이번 여신전문기관 통합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평가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