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멀었다 ***

김태일 < 전경련 이사 >

금년 3.4분기이후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보일것이라는 예상은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으로 보아 단순히 바램으로 끝날 것 같다.

우선 우리경제를 침체국면으로 진입케 한 구조적인 원인, 즉 임금.금리.
지가.물류비용등 고비용 구조문제가 어느것 하나 개선될 것이 없다.

그렇다고 고비용 부담을 상쇄시킬수 있을 정도로 고부가가치화, 고기술화
등 구조고도화가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기업의 뚜렷한 경쟁기반이 구축된
것도 아니다.

우리상품의 수출활력을 되살려줄 만큼 세계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도 어렵고 경쟁국의 경쟁력에 이상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경쟁만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한 최근의 수출증가세도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상대적 반등현상이지 본격적인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내수도 소득증가율의 둔화,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및 소비
심리의 위축과 소비절약 분위기의 확산 등으로 큰 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
된다.

한편, 설비투자는 내외수요의 부진과 재고누적 그리고 채산성이 악화
된데다가 경기전망시 불투명함에 따라 지난해보다 절대규모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개선이 지연되고 있고 주력수출품목의 국제
가격 약세와 내수둔화에 더하여 경기심리의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연초 노동법 개정파동, 연이은 대형부도사태, 그리고 정부의 리더쉽.신뢰성
문제, 고용불안, 정치적 사회적 불안 확산 등의 파장이 크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경기활력 회복이 조만간 이루어질 가능성 매우 적다고 할수
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